"하나고, 김승유 지시로 남학생 늘리려 입시조작"
'MB 동기' 김승유, 내부고발자에게 "못 견디게 해 드리죠"
또한 MB정권 시절 청와대 고위인사 아들이 학생들에게 가해행위를 했으나 이를 은폐했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하나고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경원(46) 하나고 교사는 26일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혜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주최한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이 '남학생들을 많이 뽑아야 학교에 도움이 된다'면서 2010년 개교 이래 서류평가와 면접 점수를 합산한 엑셀 파일을 조작해 여학생 지원자를 떨어뜨리고 남학생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줬다"고 폭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일반전형 120명을 뽑을 때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을 합산한 결과를 내면 100~120등 사이의 여학생 지원자를 대상으로 떨어뜨리고 그 아래 남학생 지원자들에게 가산점을 줘서 120등 위로 올린 것”이라며 “모든 전형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서류 평가 때부터 남학생에게 점수를 잘 주라는 지시도 받았다”며 “한 교사가 지시를 따르지 못하겠다고 하자 ‘이사장님의 뜻’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철화 하나고 교감은 “하나고는 기숙사에서 지내기 때문에 남녀 숫자 조율이 필요하다”며 “2013년 7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기숙사 수용 문제를 감사위원이 수긍했다”고 주장했다. 김승유 이사장도 “학사 결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며 “교육 당국에서 이해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고측 주장을 "허위주장"이라며 하나고에 대해 특별감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 교사는 MB정권 시절 청와대 고위인사 아들이 학교폭력 사건을 일으켰지만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도 있었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2011년에 열린 교직원 회의에서 교사 2명이 ‘학생들의 피해진술서가 있는데 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지 않느냐고 이의제기를 했다”며, 고위인사 아들에게 1년여간 괴롭힘을 당한 피해 학생은 4~5명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교사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가해 학생을 조용히 전학 보냈다.
하나고는 MB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허가로 내준 2010년 개교한 자립형 사립고로, 그동안 각종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나고 학생에게는 서울시의 지원 등으로 인해 1인당 연평균 50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하나은행이 하나고에 330억원을 불법출연해 금감원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MB의 고대 동기로 MB정권 시절에 '금융계 4대 천왕' 중 한명으로 불렸던 김승유 이사장은 MB정권때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 의회에서 내부고발을 한 전경원 교사는 김승유 이사장이 입시 조작의 부당성을 지적한 자신에게 사퇴를 압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독대하는 자리에서 ‘조용히 떠나라’고 하기에 ‘정의로운 학교를 봐야겠다’고 했다"며 "그랬더니 김 이사장이 ‘투쟁하겠다는 거죠. 못 견디게 해드리죠’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는 21일 나를 직위해제하기로 했는데 시의회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는 것을 알고 징계를 유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 교사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승유 이사장의 행태는 앞서 중앙대에서 큰 물의를 빚었던 'MB맨'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의 행태와 판박이처럼 일치한다.
박용성 전 회장은 중앙대 이사장 재직시절에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고 지시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전횡에 반발하는 교수들에 대해 "제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라면서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막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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