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박근혜, '정운찬 대권후보' 오해로 세종시 수정 반대"
회고록 통해 세종시 수정 반대한 朴대통령 비판
이 전 대통령은 29일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 당시 "여당 일각에서도 가만있지 않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이른바 한나라당 비주류의 반응은 싸늘했다"며 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어 "2007년 대선 초기 정운찬 전 총장이 대선후보에 버금가는 행보를 한 전력이 결정타였다"며 "전혀 근거없는 추론이었지만 내가 세종시 수정을 고리로 정운찬 총리 후보자를 2012년 여당의 대선후보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돌이켜 보면 당시 여권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이 끝까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도 이와 전혀 무관치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거듭 박 대통령에게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박 대통령을 설득하려 했으나 실패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나는 한-EU FTA, 북핵 문제를 비롯한 대북관계, G20 정상회의 유치 계획, 4대강 살리기 예산 등에 관해 폭넓게 박 전 대표에게 설명했다. 박 전 대표도 공감하며 자신의 의견을 간간이 개진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며 "40여분에 걸친 두 사람만의 대화 막바지에 세종시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박 전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하며 세종시 문제가 충청도민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평소에 약속과 원칙을 중시하는 정치인이었다. 나는 그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내 생각을 진솔하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시 문제를 놓고 내가 박근혜 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며 "청와대 수석들과 박 전 대표 참모들 사이에 세종시에 관해 실무적으로 몇 차례 협의는 했었지만, 다시 세종시 문제로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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