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18대 총선때 '친박 공천학살설' 부인
"MB정권때 박대통령은 나보다 더하지 않았나"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의원은 <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진상을 다 밝히겠지만, 당시 이방호 사무총장이 '누구의 뜻'이라며 공천해달라는 친박계 명단을 내게 갖고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공천 탈락한 친박 의원들은 해당 명단에 들어 있지 않았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런 셈이다. 나중에 그쪽에서 '이재오가 공천 학살했다'고 떠들었다. 어차피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니까 나는 아무 소리도 안 했어"라며 거듭 학살설을 부인했다.
그가 말한 친박 공천희망리스트란, 18대 총선을 3개월여 앞둔 2008년 1월, 친박계 핵심 의원이 친이계 핵심 의원에게 '친박계에서 반드시 공천을 해야하는 원내외 인사' 60여명을 추려 전달했다는 것으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리스트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었었다.
실제로 다수의 친박 의원들은 공천을 받지 못했고, 이들은 그후 한나라당을 탈당해 친박연대 등의 이름으로 독자출마해 당선됐다.
한편 이 의원은 자신의 신랄한 박 대통령 비판에 대해선 "내가 아버지(박정희)와 딸도 구별 못 하고, 공사(公私)를 분별 못 하는 한심한 사람인가. 나는 평생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내가 언제 틀린 말을 한 게 있으면 하나만이라도 지적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더 나아가 "같은 여당 안에서 왜 그러느냐고? 잘못하고 있으면 말해야지. 여당이 청와대 하수인 집단인가"라면서 "MB 정부 시절 지금의 박 대통령은 훨씬 더하지 않았나. 청와대와 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을 그가 엎어버리지 않았나. 4대강을 할 때도 얼마나 반대했나. 그것에 비하면 지금 나는 하는 것도 아니다. 반의반도 못 했어"라고 힐난했다.
그는 "여당 꼴통은 나를 싫어하겠지만, 일반 사람은 다 칭찬한다. 등산하다가 사람들을 만나면 '의원님 같은 분이 있어야 한다' '의원님이 가끔 한 소리 하는 것 때문에 산다'는 말도 듣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개헌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어떤 명분과 이유가 있든 논의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 이재오 혼자서 개헌을 주장하면 그렇게 해도 된다. 하지만 국회의원 절반이 넘었다. 이건 여론이 아닌가. 대통령 자리에 대한 인식을 잘못하고 있다. 국가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박 대통령을 질타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가 개헌 논의 입장을 보류한데 대해서도 "겉으로는 꼬리를 내렸지만, 그건 여당 대표로 립서비스한 걸로 봐야지.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옳다는 걸 관철하려고 하지, 대통령 한마디에 정말 꼬리를 내리겠나. 김 대표는 실제로는 틈만 나면 개헌해야 된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