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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康)진(陳)’ 과연 일어나고 있나

<분석> 강금실 이미지정치 한계, 진대제 중앙언론 무관심에 당황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던 지난 6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은 입당식에서 “강 전 장관이 입당하면서 열린우리당에 빛과 새로움을 몰고 왔다”며 “서울에서 강풍이 불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진대제 후보가 로봇혁명과 함께 진동을 일으키고 있다. 5. 31에 ‘강(康)진(陳)’이 일어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우상호 대변인 또한 “최근 국민들 사이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고 운을 떼고 “정치이야기를 하면서 입가에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이것을 두고 ‘강금실 현상’이라고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강진'이 일어나고 있나.

강풍, 자연풍 아닌 인위풍?

먼저 ‘강풍(康風)’부터 보면, 현재까지의 강풍은 자연풍이라기보다는 인위풍의 느낌이 강하다.

기자들을 이끌고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 보라색과 흰색으로 치장한 무대 위에 올라 출마선언을 하고, 출마를 놓고 언론과 숨바꼭질 아닌 숨바꼭질을 하면서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언론매체들과는 사전 인터뷰 등을 해 두었고, 이들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전했다.

7일 오후에는 청계천을 방문해 이명박 시장의 '대업'을 둘러보고 이시장의 업적을 칭찬하며 포지티브 선거운동을 선언했다. 또한 전태일 거리에서 전태일씨 어머니인 이소선씨를 만나고, 청계천 주변 시장을 방문 시장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민원을 청취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쓴소리도 했다.

또한 8일 오후 2시부터 30분간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이른바 '싸이질'을 할 예정이다. 자신의 적극적 지지층인 젊은층을 결집하고, 이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기기 위해서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청계천을 방문해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이 과정에 적잖은 약점도 노출했다.

우선 MBC '100분 토론' 논란이 그러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 다음날 잡은 '100분 토론'은 당연히 야당들의 거센 편파방송 논란을 일으켰고, 네티즌 등 일반 국민들의 눈길도 곱지 않았다. 결국 강 전장관은 5일 밤 '100분 토론'을 자진취소해야 했다.

토론회 취소후 대응 태도도 문제였다. 강 후보는 6일 아침 MBC라디오에 출연해 토론 포기 이유와 관련, "1위의 폭넓은 아량으로 양보했다"고 주장했다. 당연히 시민들 눈에는 '오만하게' 비쳤고, 인터넷 다수 여론도 그러했다.

예상했던 일이나 야당에 의해 여러 의혹도 제기됐다. 김재록과의 관계가 도마위에 올랐고, 지평의 사세확장 과정에 김씨 및 이헌재 전경제부총리 등의 영향이 없었나가 논란이 됐다. 지평의 탈세 의혹도 제기됐다. 강 후보는 이에 대해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으나,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야당의 공세에 언제까지 무대응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지'만 있고 '비전'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강 후보가 내놓은 구상은 "서울을 문화, 역사, 관광 중심으로 개발하겠다" "강북은 보전시키고, 강남은 발전시키겠다"가 전부다. 사전선거운동 시비를 의식, 구체적 선거공약을 내놓지 않는다고 하나 ‘준비가 덜 된’ 된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강 후보측은 "조금 있어보라"고 말한다. 강 후보는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떨떠름해 함에도 불구하고 비주류인 김영춘 의원을 핵심 브레인으로 영입했다. 김 의원은 그래도 우리당내에서 '지지층 이탈의 근원'을 가장 객관적으로 냉철히 분석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싱크탱크다.

강 전 장관 측은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정책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리당에서는 김영춘 의원을 필두로 오영식 의원, 박영선 의원 등이 지원하고, 조광희 변호사가 후배로서 돕고 있다. 과연 강후보가 이미지 정치의 한계를 스스로 깨고 '강금실 돌풍'을 일으킬 지 여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분명해질 전망이다.

진대제, 로봇 입당식 후 열흘 지났건만 잠잠

지난 27일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있는 진대제 전 장관.ⓒ연합뉴스


정동영 당의장에게 희망을 준 또 한 사람인 ‘진풍(陳風)’의 주인공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그는 어떤가.

지난달 26일 ‘로봇 입당식’으로 주목을 끈 진 전 장관은 요즘 조용하다. 입당식 전, 출입기자 간담회를 통해 제기된 아들의 병역문제와, 수백억 대 재산으로 인해 잠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을 뿐, 열흘이 넘도록 잠잠하다.

‘경기도 도지사가 되겠다’는 진 전 장관이 내 놓은 구상 또한 ‘반도체와 같은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 ‘3만불 시대를 열겠다’, ‘CEO형 지사가 되겠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전부다.

이와 관련 진 전 장관측 관계자는 <뷰스앤뉴스>와 통화에서 “장관 퇴임 후 바로 입당을 하고 출마선언을 하는 터라 늦어지고 있다”며 “CEO형 도지사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도내 경제단체장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을 만나고, 당원 협의회 회원들과의 미팅을 통해 지역 현안을 파악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강남 타워팰리스에서 이사는 했느냐”는 질문에는 “용인 부근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고는 했지만 그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는 잘 모르고 있었다. 진 전 장관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공보관계자가 확인해 준 것은 “오는 9일로 예정된 선거사무실 개소식이 11일로 연기되었고, 선거대책본부는 4월 말경 발족할 예정”이란 것뿐이었다.

다소 의외다 싶어 “중앙당의 많은 의원들이 인력을 비롯해 측면지원을 한다고 하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묻자, 관계자는 “사람이 많다고 일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 선거캠프 내에서 인적 교통정리가 덜 끝났음을 은연중 내비쳤다.

전언에 따르면, 진대제 후보는 자신의 행보가 기대와는 달리 중앙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나름대로 부지런히 활동하고 있음에도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으니 바람이 일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측근들에 대한 불만 토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경기지사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불만 토로이기도 하다. 손학규 경기지사 역시 같은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손지사측은 "이명박 서울시장보다 많은 업적을 올렸으면 올렸지, 결코 이시장 못지않다"고 자부한다. 수백억달러의 외자유치, 일거리 창출, 영어마을 등이 자랑하는 대표적 업적이다. 그럼에도 대권후보 여론조사 등에서 이시장에게 크게 뒤쳐지는 것은 자신이 '경기지사'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시장의 경우는 중앙언론들이 매일같이 기사를 써주는 반면, 경기지사는 지방주재 기자나 지방지 기자들만 기사를 쓰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해도 상대적으로 빛을 못본다. 또한 경기도의 경우 다른 지방과는 달리 TV가 서울시청권에 속해, 경기지사의 활동이 TV를 통해서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여러 모로 불이익을 보고 있다."

때문에 손지사측은 이같은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언론을 상대로 정말로 눈물나는 공을 들이고 있다.

진대제 후보는 아직 이같은 경기지사의 특수성을 제대로 인식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진 후보가 미국인이던 아들을 귀화시켜 군대에 보내면서까지 출마한 이면에는 '경기지사' 이상의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외국의 한 정보기관은 이런 류의 보고서를 작성해, 본국에 보내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 후보가 진정으로 '진풍'을 일으키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면 손학규 지사의 케이스부터 벤치마킹해야 할 듯 싶다.

결론적으로 정동영 당의장이 호언한 '강(康)진(陳)'은 아직 일지 않고 있다. 조금 더 냉철히 지켜볼 일이다.
정경희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0 28
    국민

    정치도 이제 얼짱이 해야 하나
    얼짱 정치인 강금실
    능력이 뭔지?

  • 21 12
    모랄

    이번 선거는 정부심판
    세간의 여론은 인물보다는
    정부 치적에 대한 단죄가 앞선다.
    아무리 훌륭한 거물이 나오더라도
    당선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일종의 내각제적 선거이다.
    정치를 잘했으면 다시 집권케하고
    못했으면 몰락케하는 그런 성격이 짙다.
    한나라당은 또 어부지리로 대부분 당선된다.
    야당다운 민심의 대변을 소홀히하는 한나라당
    기회주의적 한나라당의 행보가 밉기도 하지만...
    판세분석
    영남 서울 수도권 강원도---한나라당
    호남---민주당
    충청---국민중심당
    전북과 충북 일부---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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