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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탈당 선언'에 '탈당 도미노' 급제동

통합신당파 '만족' vs 당해체파 '당황' vs 당사수파 '비장'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열린우리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생각보다 거센 열린우리당 탈당 도미노에 따른 열린당 공중분해를 막기 위한 결단으로, 향후 정계개편 및 연말 대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盧 탈당에 정동영-김근태 '미소', 당 해체파 '당혹'

노 대통령의 탈당 선언은 '탈당 사태 중단'을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이기는 하나, 현재 열린우리당 다수가 탈당을 검토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탈당 선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친노 당 사수파 등이 노 대통령 탈당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은 예상되나 세 불리를 극복하기란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탈당 선언으로 열린우리당 탈당 도미노는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그동안 탈당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온 김근태-정동영계 다수는 탈당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 사수파가 이미 기초당원제를 수용하며 2.14 전당대회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까지 탈당을 선언하고 나선 만큼 탈당을 강행할 명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 '통합신당파'는 노 대통령이 탈당 전제조건으로 내건 '열린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수용,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며, 이에 따라 급속 확산 조짐을 보이던 탈당 사태에는 결정적 제동이 걸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고건 사퇴후 반사이익을 계기로 대선 출마 행보를 시작한 정동영 전의장은 노 대통령 탈당을 또하나의 도약 계기로 판단하는 분위기여서, 탈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전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관심은 '당 해체파'의 향후 행보. 천정배-염동연 의원 등이 주축인 당 해체파는 그동안 '노무현당'으론 연말 대선을 치룰 수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런 마당에 노대통령이 탈당 카드를 꺼내듦에 따라 탈당 명분이 약해졌다. 물론 이들은 아직도 열린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 갖고는 연말 대선을 치룰 수 없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탈당 동조세력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 게 분명해진 만큼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처한 게 현실이다.

일부는 탈당을 단행하겠으나, 최근 열린우리당 수도권 재선의원들이 탈당 대신 민주당-국민중심당 등과 '구락부'를 만들어 중도신당 논의를 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서도 감지할 수 있듯 열린우리당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연말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흐름이 다수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친노세력, 경선에 대거 출마할 듯

문제는 친노 당 사수파의 향후 대응. 노 대통령 탈당은 이들에게 충격적 사태가 아닐 수 없다. 기간당원제도 양보한 마당에 노 대통령까지 탈당하면 이들의 당내 입지는 급속히 약화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갈 사람은 빨리 나가라"고 탈당을 압박하던 김두관 전 최고위원 등의 경우 역으로 출당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그러나 당 사수파가 그대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적다. 이들은 2.14 전당대회에서 통합신당파에게 헤게모니를 빼앗기더라도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반전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강금실 전법무장관, 문국현 유한킴벌리사장 등 친노 진영으로 분류돼온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대선후보를 장악하려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노 대통령 탈당은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급속히 소멸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직 여권내에는 노 대통령을 대체할 만한 리더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은 앞으로 더욱 혼미한 상황으로 빨려들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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