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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산업화세력들과 진로 고민하겠다”

<인터뷰> 이계안 의원 “열린당 지도부는 결단을 못해"

“당내 기득권자들은 덕망 있는 사람을 최후의 디딤돌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덕망가들도 국민들에 의해 덕망가가 된 만큼 앉아서 나를 데려가기만을 바라지 말고 열정을 보여야 하며, 이에 따른 수난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부터 키워야 한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이계안 의원(서울 동작을)이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제3 후보' 등으로 거명되는 인사들은 대선이라는 큰 싸움에 뛰어들기에 앞서 이른바 '초인적 권력의지'부터 갖춰야 하다는 지적이었다.

이 의원은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 “신당의 역할을 말하기보다는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하게 일을 해보고 싶다”며 향후 대선 경선에 뛰어들 생각이 있음을 강력 시사한 뒤, “인물이나 지역이 아니라 가치를 내세운 사람들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하고 가치 구현을 위한 정책을 만들면서 또 정책을 실질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그동안 거취를 놓고 "재계 인사들과 협의해 왔다"고 밝히며 "양심적인 산업화 세력들과 어떤 역할들을 할 지를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혀, 향후 재계 출신 인사들과의 정치세력화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한쪽에서는 민주화를 위해 몸을 바친 이들이 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절대 빈곤의 사회를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끌어올린 이들도 있다"며 "나는 누가 누구의 우위에 있다거나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했다가 아니라 두 세력 모두가 하나로 승화돼서 미래지향적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거듭 민주화-산업화 양대세력이 합치는 정치세력화를 생각하고 있음을 재차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한때 자신이 비서실장으로 도왔던 김근태 의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대해선 “가장 아쉬운 점은 결단을 못하는 지도부”라며 “회사의 CEO와 비교해보면 CEO는 자기 운명, 자기가 속한 조직의 운명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운명을 걸고 의사 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또한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당의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먹고사는 문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먹고사는 것은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것이지 결코 관념상의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라며 “결국은 무능하다거나 무지하다거나 오만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나를 포함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를 극복하거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은 기득권 세력이 강고하고 진입장벽이 높다"며 "그런 면에서 여당 자체가 실질적으로 해체돼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위해서 내가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국민의 밑바닥 지지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에 연연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지도급 인사들을 재차 비판했다.

다음은 24일 지역구 사무실에서 가진 이계안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이계안 의원이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밖에서는 열린우리당 이계안 과는 아무것도 같이 하지 않겟다고 하더라"며 열린우리당이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강조하고 있다.ⓒ심형준 기자


"아직은 정운찬 전 총장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

뷰스앤뉴스 정운찬 전 총장과 접촉중이라는 모 방송과의 인터뷰를 봤는데. 정 전 총장은 이를 부인하고... 현재 접촉 중인 인사들은 누구인가.

이계안 의원 양해를 구하겠다. 특별히 정 전 총장에 대해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그리고 기타 세력의 풀은 나는 재계라고 기대하는데 그들과 나눴던 얘기들이 많이 있지만 지금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할 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는 곤란하다.그분들 얘기는 '열린우리당 이계안' 하고는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지금 기득권을 버린 이계안이 그들의 대화 상대가 될는 지는 걱정스럽다. 하지만 앞으로 새롭게 힘을 합칠 수 있는 시민사화와 재계 분들과 같이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뷰스앤뉴스 어제 탈당의 변에서 열린우리당은 죽어야 산다고 했는데 그 말은 "한국경제 죽어야 산다"는 등 정운찬 전 총장이 자주 하는 말로 기억한다.

이계안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다. 나는 종교적인 부활을 믿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죽어야 다시 산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종교적인 부분은 공지의 글이기 때문에 넣지를 않았던 것이고. 정 전 총장도 그런 얘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고, 기독교 신자인 것은 맞다.

뷰스앤뉴스 정 전 총장에 대해서는 학자 출신이 정치세력도 없이 정치권에 들어왔다간 조순씨와 같은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이런 저런 정치세력이 정 전 총장을 마치 자기 정치세력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계안 양쪽 모두에 하고 싶은 말은 우선 당내 기득권자들은 덕망 있는 사람을 최후의 디딤돌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덕망가들은 국민들에 의해 덕망가가 된 만큼 앉아서 나를 데려가기만을 바라지 말고 열정을 보여야 하며 이에 따른 수난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이번 대선에서 치열하게 일을 해보고 싶다"

뷰스앤뉴스 앞으로 신당 창당을 위해, 그리고 신당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인가

이계안 신당의 역할을 말하기보다는 이번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치열하게 일을 해보고 싶다. 인물이나 지역이 아니라 가치를 내세운 사람들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를 하고, 가치 구현을 위한 정책을 만들면서 또 정책을 실질적으로 해낼 수 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

뷰스앤뉴스 렉서스를 꿈꾸며 탈당한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이계안 렉서스는 도요타 자동차의 고급브랜드다. 도요타가 만들었지만 전혀 별개의 법인을 통해 독자브랜드로 패전국 일본이 만든 자동차라는 인식을 불식시켰다. 일본이 만들었다면 팔리지 않았을 텐데 기술력과 철저한 마케팅 전략 그리고 애프터서비스로 미국 시장과 세계 시장을 섭렵한 브랜드다. 마찬가지로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의 가치가 옳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그 내용이 뭔가를 따져보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과 같이 가면 따져 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열린우리당은 죽고 새로운 세력과 힘을 합해서 여당이 추구해온 가치들을 구현시켜야 되겠다는 말을 한 것이다.

고건 전 총리도 말했듯, 열린우리당은 기득권 세력이 강고하고 진입장벽이 높다. 그런 면에서 여당 자체가 실질적으로 해체돼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기 위해서 내가 실천에 옮긴 것이다.

뷰스앤뉴스 이 의원은 어제 탈당했다. 단 하루 만에 오늘 이 의원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일부의원들이 한나라당을 선택할 수 있다였다. 이 의원의 행보가 궁금해 지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기업인 출신이고 일부 개혁성향이라고 자처하는 이들은 이 의원이 보수적이라는 평가도 내리는데 혹시 한나라당 행을 고민 중인 것은 아닌가.

이계안 자기 스스로 누구인가를 말해야지 남을 어떻다고 규정해서 정체성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산업화의 일익을 담당한 측면이 있다. 산업화에 참여한 사람은 다 극우다 라면 할 말이 없지만 나는 열린우리당이 잘사는 나라만 만들자는 당이었다면 입당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정치를 했을 것이다. 나는 지난 3년 동안 서민경제 부분을 장애우에 대한 문제나 저 출산 고령화, 보육료 문제 등의 해법을 만드는데 시간을 바쳐왔고 성과물을 냈다. 나 스스로 보수보다는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시장경제를 존중하지만 헌법의 경제조항 119조 2항에 그것이 조화롭게 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믿는 사람이다.

"나는 CEO 출신, 탈당 결심은 독자적 판단이었다"

뷰스앤뉴스 천정배 의원이나 염동연 의원 양쪽과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누구 쪽인가. 천정배 의원과 친분이 있는 의원들의 기획 연쇄탈당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이계안 내가 정치에 관해서는 17대 국회를 통해 입문한 정치신인이지만 이전에는 기업의 CEO를 해본 사람이다. 회장은 열린우리당으로 치면 당의장이다. 내 분야에서 최고 결정권자를 해 본 사람이다. 비록 정치 초년생으로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의견도 구하고 상의도 했지만 탈당과 관련된 의사 결정만은 전적으로 독립적이었다. 물론 염동연 의원,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전 의장, 김근태 의장에게도 조언을 구한 바는 있다.

뷰스앤뉴스 향후 행보는 ?

이계안 지역이나 사람중심으로 모이는 것은 될 수 있으면 극복하려고 생각한다. 대신 정책을 중심으로 같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노력해 갈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한쪽에서는 민주화를 위해 몸을 바친 이들이 있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절대 빈곤의 사회를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끌어올린 이들도 있다. 나는 누가 누구의 우위에 있다거나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했다가 아니라 두 세력 모두가 하나로 승화돼서 미래지향적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방향은 그렇게 잡고 처신해 나갈 것이다. 열리우리당이 국민의 신망을 잃어버려서 어떤 우수 상품을 들고 나오더라도 지금은 사고자 하는 사람이 나오질 않는다.

여당 창당하면서 내세웠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라는 가치에는 양심적인 산업화 세력과도 같이 간다는 부분이 있다. 나는 그 양심적인 산업화 세력들과 어떤 역할들을 할 지를 고민해볼 것이다. 밖에서 이런 역할들을 하다 보면 밖에 있는 우리들이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어떤 사람들은 고건 전 총리도 결국 외부에 있다가 있을 곳이 없어서 떠나는 상황에서 어디를 가려고 탈당하느냐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제가 추구하는 가치가 옳고 국민들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특정 명망가가 아니라도 국민 전체가 원심력이 되어 줄 것으로 본다. 나는 이것이 항상 진리라고 믿는다.

"열린당 지도부는 결단을 못해"

뷰스앤뉴스 열리우리당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이계안 가장 아쉬운 것은 결단을 못하는 지도부다. 회사의 CEO와 비교해보면 CEO는 자기 운명, 자기가 속한 조직의 운명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운명을 걸고 의사 결정을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당의 구성원들 중 상당수가 먹고사는 문제를 가볍게 생각한다. 먹고사는 것은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것이지 결코 관념상의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결국은 무능하다거나 무지하다거나 오만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나를 포함해서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를 극복하거나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뷰스앤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신년연설에서 부동산 등 경제 정책 성과를 언급한 대 대해 일각에서는 자기변명이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떤가 기업인 출신으로 특히 부동산문제 등에 대해서는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을 제안한 의원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였나.

이계안 대통령께서 한 일련의 말들, 이를테면 '경제문제의 원인을 살펴보면 책임질 것도 아니다, 노력한 과정도 있다'는 얘기는 자기가 아니고 제 3자였다면 가능했을 얘기들이다. 우리는 자기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해야 한다고 배웠다.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때나 국회에 와서 한 과거의 연두연설 때의 말을 비춰볼 때 정말 자기에게 엄격했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어서 안타깝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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