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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나설수록 여권주자 부상 불가능"

<인터뷰> 윤여준 "차기 대선, 서울시장 선거 재판될 가능성 높아"

여의도연구소장을 지낸 한나라당의 대표적 전략분석가인 윤여준 전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 아젠다를 던지면 던질수록 여당의 그 어떤 주자도 부상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이 어떤 의제를 던지고 어떤 시도를 해도 국민 불신이 팽배한 상태에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면 나설수록 연말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전망인 셈.

윤 전 의원은 22일 오후 시내 한 호텔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상식”이라고 규정한 뒤 그 근거로 “개헌 제안 전 청와대가 자체 여론조사를 했을 것이고, 그 결과 부정적 여론이 나왔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최고의 규범을 바꾸는 개헌 제안을 사전 정지작업 없이 불쑥 내놓은 것”을 꼽았다.

그는 탈당 도미노가 시작된 열린우리당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국민은 열린당 지도부 핵심 위치에 있던 분들도 노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그런 분들이 중심이 되어 당 이름을 바꾸고, 간판을 바꾼다 해도 국민은 그들을 새로운 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며, 김근태-정동영 등이 주도할 경우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윤 전 의원은 범여권의 '제3 후보' 성공 가능성과 관련해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처럼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정치인이라면 몇 달 안에 지도자로 부각시킬 수 있으나, 그가 유명인이어도 국민이 정치지도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인물이라면 지도자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부정적 평가를 했다.

그는 연말 대선과 관련해선 오세훈-강금실이 맞붙은 지난해 5. 31 지방선거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는 초반 지지율 격차가 아무리 커도 선거가 종반으로 가면 유권자 안에서 균형심리가 발동, 좁혀지는 게 일반적 이론이다, 그런데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그 이론이 통용되지 않았다. 이유는 민심 이반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며 "요즘과 같은 민심 수준이라면 일반 이론이 적용되기 힘들다"고 한나라당 압승 가능성을 점쳤다. 민심 이반이 작년 서울시장 선거 때보다 더 크다는 게 이유에서다.

그는 최근 후보검증 전쟁에 돌입한 박근혜-이명박 갈등과 관련해선 “당내 경선과정이 선의의 경쟁과정이 아닌 투쟁과정이 되면 세력간 감정의 골이 패여 뛰쳐나가거나, 선거를 팔짱끼고 바라보는 일을 부를 수 있다”고 분당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와 관련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후보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열 자제를 주문했다.

다음은 윤여준 전 의원과 나눈 인터뷰 전문.

뷰스앤뉴스 노무현 대통령이 개헌에 부정적인 여론 흐름에 대해 “여론은 항상 변하는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동의하는가.

윤여준 전 여의도연구소장 여론의 핵심은 개헌이 좋으냐, 나쁘냐가 아니다. 노 대통령에 대한 깊은 불신이다. 여론조사에서도 나오지 않는가. 내용은 찬성하지만 지금, 당신이 하는 것은 싫다. 대통령과 정부가 열심히 설득하면 변화는 약간 있겠지만 지배적인 반대 여론을 뒤바꿀 만큼은 안 될 것이다.

지난 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개헌안을 내놓기 전,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인사회(3일)에서 대통령이 뭐라고 했나. “대통령이 국민들한테 지지와 신뢰가 날로 계속 떨어진다. 국민들의 평가는 잘 받고 싶은 욕심 있었으나 작년에 완전히 포기해 버렸다”고 하지 않았는가.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어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을 거침없이 해 놓고, 며칠 뒤 지지해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그런 대통령을 국민이 어떻게 믿고 지지하는가. 지금은 그런 형국이다.

뷰스 청와대는 두 차례(9일, 17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이번 정권 개헌 추진’에 대한 20대(23.3%→37.5%)와 30대(29.0%→38.5%) 젊은층 지지가 는 것을 근거로 들며 개헌 홍보에 올인할 태세다.

윤여준 2, 30대 젊은층의 지지는 노 대통령에게 등 돌린 지지자들이 돌아온다는 것일 뿐, 근본적 변화가 될 수 없다.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신뢰로 바뀔만한 요인이 없지 않는가. 국민 절대 다수의 반대를 뒤집을만한 변화가 오지 않는 한, 힘들다.

윤 전 의원은 "노 대통령이 어떤 의제를 던지고 어떤 시도를 해도 국민 불신이 팽배한 상태에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의 막후 주역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뷰스 국민 여론이 변할 가능성이 낮다면, 야4당은 이미 개헌 반대 입장을 표명한 터라 답은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개헌안을 제출하겠다고 한다. 대통령이 밟고자 하는 수순이 무엇이라 전망하는가.

윤여준 노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개헌이란 이슈를 정치권과 국민에게 던지기 전, 청와대도 그에 대한 여론조사를 꽤 많이 했을 것이란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개헌 제안을 했을 때 정치권과 다수 국민이 찬성할 것이란 생각은 않았을 것이다.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청와대 여론조사 방법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거나, 아니면 청와대가 정말 민심을 모르는 거다. 알았다면, 알고도 했다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는 자신감 아니면 다른 정치적 목적 때문이었을 것이다.

뷰스 정치적 목적에 비중을 더 두는 것인가.

윤여준 그렇게 보는 게 상식 아닌가. 청와대 사람들이 국민 지지를 믿고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청와대가 현실을 그렇게 모르진 않을 테니까.

뷰스 정략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인데, 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이 줄기차게 강조하는 것이 “정략은 아니다”다. 무엇을 위한 정략인가.

윤여준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 그러나 개헌정국 속에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생각 아래 했다고 본다. 개헌이라는 것은 국가 최고의 규범이다. 이것을 바꾸자는 것은, 일반 정책을 국민에게 내놓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그런데 이것을 아무런 정지작업 없이 불쑥했다. 개헌 정국을 통해 무엇을 획득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보는 건 당연한 것이다.

뷰스 그렇다면 지금, 노 대통령이 정국주도권을 잡았다고 보는가.

윤여준 단기적인 소득은 얻은 것 같다. 열린우리당 내 신당 논의가 잠시 주춤했으니까. 그러나 노 대통령이 당내 통합신당 논의를 잠식시키기 위해 개헌 제안을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다른 차원일 것이다.

뷰스 노 대통령이 본인의 말대로 임기를 다하는 순간까지 대통령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는가.

윤여준 역대 대통령 모두도 레임덕을 막아보려도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러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에 순응하며 국정을 마무리 하는 과정을 밟았다. 노 대통령은 그럴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인다. 끊임없이 의제를 던지고 주도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 불신이 팽배한 상태에서는 노 대통령이 어떤 의제를 던지고, 어떤 시도를 해도 성과를 거두는 것은 어렵다.

뷰스 그 때문에 범여권 내에서 노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면 할수록 국민 불신의 늪에 빠진 범여권이 헤어날 길이 없다고 한다. 정치 9단이라는 노 대통령이 그것을 모를까.

윤여준 알 거다. 알면서 왜 하는가를 관심 있게 봐야 한다. 노 대통령이 정치 전면에 계속 나서는 한, 범여권은 그 어떤 주자도 부상시킬 수 없다. 부상할 수 없다. 여당 의원들의 갑갑증은 거기에 있다. 자기들끼리 가능한 사람 띄워 후보군으로 밀어 올려야 하는데 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서 정치적 아젠다를 자꾸 던지는 통에 부상할 수 없는 것이다.

뷰스 여당 내에서 지금 거론되는 주자들이 다 마음에 안 든다는 표현인가.

윤여준 그럴 수도 있을 텐데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그렇게 된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 계속해서 그런 행태를 보인다는 점이다.

뷰스 역설적으로 보면 내가 지지하는 주자가 후보로 부상하면 이른바 ‘나를 밟고 가라’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인데.

윤여준 청와대에서 세 분의 대통령을 모셔보았는데 청와대에서 몇 년 생활하다보면 대부분의 대통령은 자신이 후계자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허나 그것은 착각이다. 노 대통령의 지금 처신이 착각 때문인지, 다른 정치적 계산 탓인지 알 길은 없지만 지켜는 보고 있다.

"범여권의 ‘외부 선장’ 9월 띄우면 늦다"

뷰스 범여권 주자의 부상 시기는 언제쯤으로 보나.

윤여준 대선이 12월이니까 후보를 9월에 선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주장은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언론 매체가 양적, 질적으로 늘었어도 한 사람을 국가지도자로 부각시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몇 달 안에 되는 일이 아니다. 2002년 노무현 후보처럼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힘들다. 그가 지명도가 있는 유명인이어도 국민이 정치지도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을 국가지도자로 만드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범여권도 이런 점 알고 있을 것이다.

뷰스 박원순 변호사,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범여권이 ‘제3의 후보’로 꼽는 인사들이 어렵다는 지적인 것 같은데.

윤여준 그렇다. 시대가 CEO형 지도자를 원한다 해도 국가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기업의 CEO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국민은, 유능한 CEO라고 해서 곧바로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제 3의 후보를 띄울 생각이라면 범여권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 마당에 내분까지 일어났으니...

盧와 참여정부 공과 나눠야 할 열린당 지도부 나서는 한, 범여권에 희망없다

뷰스 열린당에 3개로 쪼개지느니 하는데 범여권 재편 어떻게 전망하는가.

윤여준 국민은 열린당 핵심 위치에 있었던 분들도 노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나눠져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국정에 참여한 것이 얼마 없었다’며 항변하고 싶고,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쨌든 여당 지도부에 있던 사람이 아니냐는 것이다. 책임의 무게는 다를 수 있으나 노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국민 일반 정서다.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노 대통령과 함께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을 나누겠다'고 자기고백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런 분들이 중심이 되어 당 이름 바꾸고, 간판 바꾸는 한 국민은 그들을 새로운 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범여권의 정계개편은 국민이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는 모양새여야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뷰스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있다. 2007년 리더십은 무엇인가.

윤여준 많은 분들이 통합의 리더십을 이야기 하는데 동의한다. 더불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자기가 국정을 맞는 기간이 우리 역사에 있어서 어느 시기에 해당하는 지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시대정신도 있어야 한다.

대통령은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국정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에 맞는 정책을 만들고 사람을 써야 한다. (참여정부는) 그런 것이 없다 보니까 국정이 방향을 잃었던 것이고, 온갖 사단이 일어났고, 국민 신뢰를 잃어버리고, 권위까지 상실했던 것이다.

뷰스 정치적 리더십은 타고난다고 보는가 길러진다고 보는가.

윤여준 후천성이 더 강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어떤 일에 종사하며 사느냐는 점은 그 사람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 안에서 자기의 틀을 만들기 때문이다. 평생 법관으로 지낸 분은 법관의 틀이 있고, 군인은 군인의 틀이 있다. 정치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그동안 살아온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 십 년 간직해온 자기 나름의 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후천적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

60년대 초, 중국의 모택동 정권이 안정기에 들어가자 미국은 모택동과 주은래의 성장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의 성장기를 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고방식, 행동양식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뷰스 2007년 대선에서 경제가 표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역대 선거에서 경제적 이슈가 후보 선택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

윤여준 둘 다 동의한다. 문제는 경제가 과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 것인가다. 경험으로 봐도 선거일 가까워지면 꼭 경제적 문제만 가지고 투표하지 않더라. 차기 대선도 그런 관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텐데 문제는 민생이 심각할 정도로 어렵다는 거다. 잠시 나쁜 것이 아니라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나빴다.

그러다보니 한국 사회가 활력을 잃고 있다.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으면 난관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IMF 때 금모으기가 대표적인 예다. 사회구성원이 희망이 없다고 체념하고,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사회가 급속도로 활력을 잃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 점이다. 활력을 잃고 있다는 것, 자신감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

뷰스 경제보다 가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표성향은 우리 사회가 미국보다 더 가치지향적이기 때문인가. 미국 선거는 내 생활에 직결되는 것이 어느 정도냐가 표심을 결정하지 않는가.

윤여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사회는 정책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편이다. 세금 어떻게 바뀌는가 영향 끼치는데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라는 상황 때문이라서 그런지 선가 막판이 되면 막남북문제 &#8228; 민족문제에 대한 생각과 동북아질서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 관심사항으로 부상한다. 지금은 선거일까지 시간이 많고, 당장 먹고살기 어려우니까 경제문제가 주요 관심사항으로 보이는 것인데 선거일 가까워 오면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경제가 나쁘면 역시 경제가 될 것이다.

뷰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출마 포기 선언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윤여준 예견했던 일 아닌가. 난 그 분이 끝까지 간다고 보지 않았다. 한국 사회에서 대통령되는 길은 초인적 권력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과거에 이회창 전 총재를 모시고 98년 대선을 준비하면서 이 전 총재에게 던진 첫 질문도 그것이었다. 초인적 권력의지가 있느냐고. 내가 아는 고 전 총리는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 분이 아니다.

또 하나, 그 분이 생각했던 정치는 관료 차원이었을 뿐, 생물과도 같은 정치가 아니었다. 정치는 쉽게 말해 폭풍이 몰아치고 집채만한 파도 몰려오는 곳에서 항해하는 것이다. 호수에서 요트 타는 게 아니다. 평생을 제도권 안에서 주어진 권한과 예산 속에서 일하던 분이 별안간 정치판에 들어와 생존하는 게 쉬운 일인가.

뷰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이 좀처럼 움직이는 않는 이유는.

윤여준 정치적 승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지지 동기를 부여해줘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 민심대장정을 통해 대중에게 인간에 대한 신뢰는 주었으나 아직 대통령감이라고는 보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다. 그 때문이라도 대담하게 정치적 승부수도 좀 던지고 그래야 하는데 하질 않는다. 또, 오소독스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문제를 대처해나가는 방법 또한 정통적이다. 한국정치는 때론 비정통적인 방법도 써야 한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게 좋기는 하지만 그런 방법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얼마 없지 않은가.

뷰스 그래서 범여권에서 ‘오라’는 러브콜을 던지는 것 같은데, 그것을 통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지 않을까.

윤여준 정치도리상 말도 안되는 소리기도 하지만, 손 전 지사가 살아온 길과 가치관도 용납할 수 없는 길일 것이다. 가는 것은 ‘승부수’ 아닌 ‘죽는수’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가면 끝이다.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뷰스 참여정부 5년을 실패라고 규정했을 때, 2002년의 노무현 학습효과가 2007년에도 영향 끼친다고 보는가.

윤여준 물론이다. ‘이미지에 쏠려 표 찍는 행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지 않는가. 무시 못 할 것이다. 그러나 선거란 기본적으로 선동성 있는 것이라서 학습효과가 100% 발휘는 안 될 것이다.

대선, 서울시장 재판될 가능성 높아

윤여준 범여권이 ‘어게인 2002년’을 외치며 희망을 품는 근거 또한 2002년의 드라마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한나라당과 열린당의 시각이 완전히 다른데.

뷰스 그들은 한나라당이 선거 캠페인에 뛰어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선거에는 약체라는 거다. 그러면서 그들이 셈법으로 2002년의 기적을 재현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맞붙은 작년 서울시장 선거는 종전의 선거이론과 전혀 다른 선거였다.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선거는 후보자 간 격차가 아무리 커도 선거 종반이 되면 좁혀진다. 유권자들의 균형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세훈 후보 선거 캠프를 진두지휘하면서 관계자들에게 시종일관 ‘지금 벌어진 격차에 안심하지 마라’, ‘그냥 놔둬도 지지율 격차는 근접하게 된다’, ‘결국 5%의 싸움이라 보고 지금부터 최선 다해야 한다’ 등을 강조했다. 그런데 중간에도, 막판이 되어도 초반의 격차가 좁혀지질 않았다. 선거 일반 이론 안 맞는 것이다. 원인은 ‘민심 이반’ 때문이었다.

차기 대선에서도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선거 일반 이론이 안 맞을 수 있다. 민심 이반이 지난해 5월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물론 대통령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 치러지는 선거와 다르고, 현재에 대한 평가보다 미래에 대한 투표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백 프로 장담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허나 워낙 현재의 집권세력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워낙 크기 때문에 선거 일반 이론이 안 맞을 수 있다.

뷰스 열린당 3개로 쪼개지나 종국에 가서는 양강 구도가 된다는 게 일반적 관측인데.

윤여준 그런데 지금 열린당 분들이 셋으로 넷으로 갈라졌다가 선거 막판에 하나가 되었을 때, 그들에게 국민이 신뢰의 박수를 보낼 수 있을까. 난 쉽지 않다고 본다. 신문들이 그냥 있을까. 낱낱이 분석하려 들지 않겠는가. 정치를 보는 유권자들의 수준 또한 보통이 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정권은 왔다갔다 하는 것이 순리다.

뷰스 한나라당은 빅3가 과연 올해 말까지 한솥밥을 먹을까 싶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 벌어지는 검증논쟁을 보면 그것이 화근이 되어 헤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윤여준 경선과정이 선의의 경쟁 과정이 되어야 한다. 투쟁 과정이 되면,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세력 간 감정의 골이 너무 파여 뛰쳐나가진 않더라도 나몰라라 뒷짐지고 선거를 바라보거나, 심한 경우 나갔다. 만나는 사람마다 분열 가능성을 묻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국민들 마음속에 갈라지지만 않으면 정권 교체가 된다는,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내포되어 있다는 거다. 난 한나라당 후보들도 그런 점을 잘 알 거라고 믿는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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