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문창극 버리고 김기춘은 구한다?
서청원, 홍문종, 이완구 일제히 "김기춘 문책은 안돼"
야당은 물론이고 문창극 사퇴를 촉구하는 새누리당 초선의원들과 친이계, 그리고 김무성 의원 등도 잇달은 인사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실장도 당연히 문 후보와 동반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친박핵심과 새누리당 수뇌부 생각은 다르다.
친박좌장 서청원 의원은 19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하면서 "비서실장이 인사검증을 직접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 김 실장을 감쌌다.
그는 20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도 "인사위원회 위원장이 비서실장으로 되어 있지 않나? 비서실장 자신이 검증에 참여하는 건 아니다. 자료가 올라온 것 가지고 한다"며 "그런데 인사위원장이니까 비서실장이 직격탄을 맞는다. 이건 조금 문제가 있다. 사실 비서실장이라고 하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측근에서 신뢰하는 자리인데, 개각할 때마다 이렇게 되면 비서실장 할 사람도 몇 사람 없다"고 주장했다.
홍문종 의원도 문창극 후보를 감싸던 종전 노선은 180도 바꾸었지만 김기춘 실장은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20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김기춘 실장께서 물론 굉장히 많은 일 중에 총리후보를 선택하고 또 대통령께 첨부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기는하지만 그 부분에 관해서 김기춘 실장이 다 책임을 져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며 "혹시 (문창극이) 낙마를 한다고 할지라도 김기춘 실장이 모든 책임을 다 지고 그만둬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의 김기춘 사퇴 요구에 대해 "나랏일은 신중하게 해야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한 나라의 국사를 그런 식으로 다룰 게 아니라 숙고하면서 성숙하게 해야 한다"며 김 실장을 감쌌다.
서청원, 홍문종, 이완구 의원의 공통점은 박 대통령의 심중을 정확히 읽는 핵심세력이라는 점. 따라서 중앙아시아를 순방중인 박 대통령이 사실상 문창극 후보에겐 '귀국후 임명동의안 제출 여부 검토'라는 낙마 방침을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김기춘 실장은 절대로 버릴 수 없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처럼 김 실장을 계속 감쌀 경우 비난의 표적은 박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박 대통령이 김 실장을 감싸면 감쌀수록 인사 참사를 주도한 당사자가 다름아닌 박 대통령이라는 얘기가 된다"며 "그러면 야권의 포격은 문제인사들을 발탁한 박 대통령의 '비선 조직'에 집중될 게 분명한데 왜 이리 사태를 크게 키우려는지 도통 알 수 없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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