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미국 도청에 분노하는 게 정상이다"

민주당 "침묵하는 대통령 보며 국민 자존심 무너져 내려"

2013-07-02 13: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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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이 (NSA) 주미 한국대사관을 도청한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이 '저자세 굴욕외교'라고 맹공을 펴고 나섰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도청 대상이 된 나라들은 즉각 강경한 입장 표명을 했다. 프랑스 대통령, 유럽연합, 독일 모든 국가에서 자국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또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유구무언"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청와대 관계자의 “우리가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대사관이나 외교부 쪽에서 대응할 일”이라는 발언을 거론한 뒤, "해야 할 말이 있고, 말을 하더라도 해야 할 타이밍이 있다"며 "신중을 미덕으로 포장하고 침묵하는 대통령을 보면서 국민의 자존심은 한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이어 "이 시점에서는 분노하는 것이 정상이다. 자국민의 자존심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국가라면 당연히 분노해야 한다"면서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되묻고 싶다. 오롯이 자국 이익을 위해 상대국가의 주권을 침해한 미국에 대해 사죄와 재발방지 대책을 당당히 요구하는 당당한 정부를 원한다"며 박 대통령에게 적극 대응을 압박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비공개 원내대책회의후 브리핑을 통해 "주권국 대사관에 대한 도청은 국제법적으로 불법이다. 국가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우리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소극적 입장을 견제하고 있는데 이미 EU국가들, 일본을 비롯한 미국의 우방국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불법이고, 미국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며 다른 도청 피해국들의 단호한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정부는 여전히 동맹국이란 이름으로 미국 국가 안보국에 의한 불법행위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미래지향적 한미관계를 위해서 이번 문제에 대해서 짚을 것은 반드시 짚고,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는 그 책임과 재발 방지책을 반드시 요구하는 것이 우리정부의 주권국가로서의 당당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에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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