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은 없어져야 할 기업"
피해 대리점주들 "가족 붕괴되고 신용불량자로 전락"
"죽어도 남양유업에 '꽥'소리라도 내보고 죽자 하는 마음으로 사전 답사를 하기도 했다."
"45살에 남은 건 자식들의 아빠로서, 집안의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만 남아있을 뿐이다."
7일 오후 국회에서 경제민주화포럼 주최로 열린 '재벌.대기업 불공정.횡포 피해 사례 발표회'에서 남양유업의 밀어내기와 떡값 뜯어내기, 막말에 시달려왔던 대리점 피해자들이 앞다퉈 쏟아낸 울분이다.
"남양유업, 피해 대리점주인들 도리어 고소"
특히 남양유업은 본사 직원의 욕설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즉각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정작 피해자협의회 임원진을 명예훼손과 영업방해로 고소, 피해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창섭 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회장은 "남양유업은 인터넷과 언론에 폭로한 남양유업 대리점 피해자협의회의 회장과 총무를 명예훼손 및 영업방해죄로 고소해 대리점 피해자들이 오히려 피의자가 되어 조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피해자들을 도리어 범죄자로 일컫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남양유업은 또한 피해자들에게 미수금 상환압박과 연대보증인에게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채무 상환의 압박과 연대보증인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압력은 피해자 가족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지인인 연대보증인에게 엄청난 심리적 압박과 불안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남양유업의 밀어내기 수법에 대해선 "본사에서 이메일로 매일 전국 남양유업 지점으로 구체적 품목, 수량 등을 지시하면 물류센터에서 밀어내기 품목과 수량이 할당되고 각 지점 영업담당이 본사 지시에 따라 발주 데이터를 마음대로 수정한다"며 "결국 대리점 발주데이터는 사라지고 본사가 바꾼 데이터만 남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떡값 뜯어내기 실태와 관련해선 "명절에는 10~30만원을 현금으로 착취하고, 불법적 착취로 신용불량자가 되어 망하게 되는 대리점이 있으면 그 구역에 새로운 대리점을 개설해 대리점 개설비라는 명목으로 200~500만원을 요구한다"며 "판매 장려금, 육성지원비, 임직원 퇴직 위로금까지 요구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이밖에 남양유업은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보내 폐기상품 처리 비용을 점주에게 전가하기도 했고, 대형유통업체에 파견된 판매사원 임금도 70~80% 점주들에게 부담케 하는 등 전방위 횡포를 부려왔다는 게 이 회장의 증언이었다.
이 회장은 "남양유업은 회사의 이 모든 불법적 착취에 항의하면, 계약의 해지 복적 밀어내기, 투자비용의 매몰가능성을 이용해 협박과 압력을 가하고 데이터 수정과 철저한 현금 요구, 차명계좌 이용으로 소송을 어렵게 만든다"면서 "남양유업대리점 피해자 협의회를 미수금을 부당하게 탕감해달라는 몰염치범으로 몰고 가서 명예를 훼손시켰고, 지금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협의회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남양유업을 질타했다.
이 회장이 운영하던 왕십리대리점 지난 1월 31일부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했고, 남양유업은 인근 대리점을 통해 인근 대형마트 등 거래처를 사전 조정해 2월 1일부터 납품하고 있는 상태다.
발표회에 참가한 피해점주 10여명은 남양유업 본사 직원의 실명과 입금 내역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개선돼야 할 기업 아닌 없어져야 할 기업"
욕설 녹취록을 공개한 대리점주 김모씨는 "2009년 리베이트 명목으로 현금 300만원, 2010년 대리점 개설비로 200만원을 현금으로 갈취해가고, 내 여신을 도용해 본사 마음대로 다른 대리점으로 출고를 했다. 말일이 되면 500만원 이상의 밀어내기를 하고 마감을 못하면 욕설과 협박에 시달렸다"며 "남양유업은 개선해야 할 기업이 아니라 없어져야 할 기업"이라고 분노했다.
또다른 대리점주 김 모씨도 "회사에 항의를 해봤지만 보복적 밀어내기와 계약해지라는 협박에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가족의 생계와 전재산인 권리금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조금 더 용기를 내어 그 착취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탄식했다.
대리점주 정모씨는 "매일, 매달 밀어내기로 2004년 대리점을 시작하고 2억 가까이 손실을 보게 됐다"며 "결국 집 판 돈도 다 잃어 버리고 이혼으로 가족이 붕괴되고 개인 회생이라는 신용불량자가 됐다. 누가 저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지 정말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리점주 전모씨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2년간 40여차례 1천만원 넘게 남양유업 직원에게 송금한 내역을 공개하며 "이제 두 번 다시 저와 같은 불쌍한 피해자가 없어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남양유업 사례 외에도 CJ대한통운, 사조그룹의 화인코리아 헐값인수 논란, 수출시장만 중시하는 본사 방침으로 집단파산 위기에 처한 GM대리점, 본사의 주문시간 변경으로 매출 피해를 입고 있는 크라운베이커리 사례 등 다른 대기업들의 불공정 횡포 사례들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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