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朴, 제왕적 아니다" vs 윤여준 "유일하게 언론자유 누려"
'오랜 지인' 김종인-윤여준, 첫 양자토론
오랜 지인인 까닭에 서로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갖추면서도 두 사람은 주요 현안에 대해선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첫번째 쟁점은 역시 새누리당이 혼선을 보여온 '경제민주화'였다.
윤여준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경제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이시니까 모셔가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그동안 새누리당이 보여주는 과정을 보면 이건 마치 무슨 재벌을 어떻게 없애려고 그런다든지 이러한 차원으로 해석을 해 가지고 그냥 그 재벌을 옹호하느라고 바쁜 모습을 보여줬잖나. 그래서 그 과정 다 우리가 알잖나. 저는 그걸 보면서 김종인 위원장께서 주장하시는 경제민주화의 참뜻을 새누리당이 이해를 못한다, 저는 그렇게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새누리당의 친재벌성을 지적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금 새누리당의 의원들이 한 150명 되는데 그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들에게 무슨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갖다 올바르게 가져라 라는 걸 기대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종전에 그와는 전혀 반대되는 논리를 가지고서 생활하시던 분이기 때문에 과연 그 사람들이 그걸 갖다 수용할 수 있겠느냐 라는 것은 저도 처음서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한 가지 지금 박근혜 후보의 경우에서는 그 점에 대해서 철저하게 인식을 갖다 하고 있다고 저는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왜냐하면 제가 지난번에 비대위에 참여해가지고 경제민주화를 정강정책에 삽입을 하고 총선 공천이 끝나는 과정 속에서 공천자들을 이렇게 보니까 경제민주화에 관심을 가진 인물이 하도 없기에 그래서 제가 3월 말에 떠나버렸다. 떠나버렸는데 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서 박근혜 지금 후보가 한번 보자고 그래서 만나서 대선에도 좀 역할을 해달라고 이럴 적에 본인 스스로가 총선과정에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을 갖다가 철저하게 한 것 같은 그런 자세를 갖다 보이더라"며 "그래서 제가 박근혜 후보만큼은 이 문제를 하려고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 의지가 확고한데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걸 이해하지 못해서 이제 잘 안 됐다고 그럼 봐야 되는데, 평소 박근혜 후보의 결정, 말 한마디에 대해서 아무도 이유를 달지 못하는 제왕적 후보라고 우리가 알고 있잖나"라고 반문하며 "뭐 표정만 싸늘하게 지어도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의원까지 있더라. 그렇게 아주 수직적이고 그런 리더십을 가진 제왕적 후보가 국회의원들의 그런 의견에 그럼 휘둘린다고 봐야 되냐"고 반격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흔히 얘기해서 제왕적 후보라고 얘기하는데 제가 보기엔 그렇게 제왕적 후보 같진 않고 일반 언론에서..."라고 반박하자, 윤 위원장은 즉각 "김 위원장님은 유일하게 언론자유를 누리시는 분이라서..."라고 한마디 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제가 보기에 (박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이쪽저쪽을 다 생각해야 되니까 그쪽의 얘기도 많이 배려하지 않나 하는 이런 측면에서 좀 그런 혼돈된 자세를 보이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후보의 '수직적 리더십'을 놓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윤 위원장은 "저는 박근혜 후보 리더십의 성격이 매우 수직적이고 권위주의적이다 라는 것도 그러한 점을 굉장히 걱정을 했고, 또 최근에 '100% 대한민국'이라는 게 뭐냐라는 거예요. 그 개념을 설명한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저는 100%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조금 불길하게 생각하는 거다. 박 후보가 혹시 모든 국민이 자기 생각에 동의하는 상태를 자꾸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그런 걱정을 할 때가 있다"고 선공을 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박근혜 후보가 100%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무슨 자기를 중심으로 해서 모든 사람을 다 한꺼번에 끌고 가겠다는 이런 개념보다는 가급적이면 좀 사회가 보다 더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는 이러한 사회를 만들겠다 하는 것이 100% 라는 표현으로 쓰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한다"며 "지도자가 아무리 잘났다고 그래서 모든 사람을 갖다 하나의 단위로 묶어서 일치를 시킬 순 없는 거다. 그러니까 지금 박근혜 후보가 100%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것은 가급적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 하는 것이지 꼭 100%를 만들겠다 라는 그런 뜻은 아니라고 이렇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자 "말씀 듣고 보니까 안심이 되네요, 좀"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가 얼마나 '서민의 힘든 삶'을 이해하는지를 놓고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민생대통령을 주장하는 이유와 관련, "선거를 통한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당연히 서민이 부자보다 훨씬 많다. 우리나라도 보면 20대 80 정도 되기 때문에 표를 먹고서 자라는 이런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자연적으로 선거 때만 되면 서민 위주의 모든 정책을 내세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양 후보가 다 똑같이 서민위주 뭐 중산층을 갖다 예를 들어서 박근혜 후보가 70%로 다시 만들어보겠다, 이제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하는 것은 이제 그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우리 현 사회가. 만약에 그걸 방치했을 경우에는 이 사회가 하나의 갈등구조 속에 빠져서 경우에 따라선 폭발도 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기 때문에 그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어느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간에 그 문제를 간과하고선 정권의 안정을 갖다 유지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저도 전적으로 말씀에 동의하는데 다만 이런 차이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 뭐냐하면 서민이라는 건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얘기한다. 우리말로 속되게 표현하면 춥고 배고픈 사람을 서민이라고 한다고 치면 전혀 춥거나 배고픈 걸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춥고 배고프다는 게 관념"이라며 "그런데 추워보고 배고파 본 걸 경험해본 사람은 관념은 아니다, 그런 차이는 있을 거라고 본다"며 박 후보와 문 후보간 차이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박 후보의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 또 문 후보의 살아온 과정을 비교할 것 같으면 문 후보가 서민의 애환을 더 잘 알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는데,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사람은 자기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건 안 자랐건 간에 관계없이 그 문제에 대한 인식이 철저하지 못할 것 같으면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에 있어서는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 별로 염려를 안 하셔도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그러자 "인식은 그래야 되죠, 분명히. 인식은 할 거. 그런데 가슴 속에 있는 연민의 정이라는 게 있어요, 그렇죠? 인식 이전에 마음이 가는 것, 그 연민의 정이다. 춥고 배고픈 사람에 대한 연민, 내 처지가 지금은 그렇지 않더라도 마음이 늘 그런 사람한테 가는 건 이건 연민의 정이다. 저는 그런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한다는 말씀"이라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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