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BBK뿐 아니라 다스도 MB 것"
자서전 <BBK의 배신> 출간, "MB측, 나와 거래 시도"
BBK 사건에 연루돼 징역 8년에 100억원의 벌금이 확정돼 현재 충남 천안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경준씨는 오는 9일 출간 예정인 <BBK의 배신>이란 자서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씨는 자서전에서 자신이 “BBK의 실소유주는 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자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현 정권에서 차관급 직위를 지낸 사람이 나의 가족을 찾아와 내가 국내로 가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거래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거래 성립을 위해 일본에서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만나는 것까지 논의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맞붙은 박근혜 후보 측에서는 반대로 자신의 입국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혜훈 전 의원은 나의 가족과 몇 달 동안 수없이 통화하고 나의 조기 입국을 촉구했다”고 썼다. 그는 “내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연방구치소에서 인터뷰한 언론사 기자들도 이 전 의원의 소개로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 2~3월쯤부터 박 후보 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박 후보 측에서 이 대통령의 비리를 조사하면서 유영하 변호사를 내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과 유 변호사는 모두 친박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야권에서 4·11 총선 당시에도 똑같은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2007년 3월 초와 중순에 (김씨를 만나기 위해) 두 번 갔다”면서 “김씨가 억울하다고 해서 뭐가 억울한지 물었지만 구체적인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받아온 자료는 범죄인 인도청구서 사본 하나뿐”이라며 “김씨는 진실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자서전에서 BBK뿐 아니라 다스도 이 대통령의 소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현대그룹에서 일하던 1987년 경북 경주에 설립된 다스는 주로 현대자동차에 자동차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다. 그는 이 주장의 근거로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지만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회장이나 (처남) 김재정 감사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다스의 최대주주는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 회장이다. 다스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졌던 사람은 김 감사이지만 2010년 그가 사망한 뒤 지분 일부가 이 대통령 부부가 설립한 청계재단으로 넘어갔다. 당시 재산을 상속받은 김 감사의 부인 권영미씨가 시가 100억원에 달하는 지분 5%를 청계재단에 출연하자 그의 가족이 이 대통령의 재산을 차명관리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이 대통령의 외아들 시형씨(34)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과정에서 이 회장으로부터 6억원을 빌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과 특검은 2007~2008년 수사를 통해 도곡동 땅 매각이나 다스 운영에 이 대통령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냈다.
김씨는 “아직 이명박 대통령이 권력을 잡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이야기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자서전 집필 동기에 대해 “나는 BBK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었다. 단 한 번이라도 진실을 내 스스로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고 <경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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