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박근혜 공보단, 정체는?
"박근혜 공보팀, 5년전에도 방송-신문 출신들로 도배하더니"
새누리당 고위관계자가 지난 달 27일 공보단 명단이 발표됐을 때 한 푸념이다. 공보단 명단에는 이번에 안철수 대선불출마 협박 논란을 일으킨 정준길 전 대검중수부 검사도 끼어 있었다.
출입 기자들도, 캠프 관계자들도 정 전 검사의 공보단 합류 배경을 잘 알지 못했다. 정 전 검사가 과거 안철수 교수 관련 수사를 맡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네거티브 검증을 위한 게 아니었냐는 해석이 나돌았을 뿐이다.
이러던 와중에 안철수 서울대 교수측 금태섭 변호사의 6일 폭로기자회견이 잇따르자 공보단을 바라보는 눈초리가 깊어지고 있다.
친박 핵심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공보단의 성격에 대해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는 팀"이라며 "일부 법조 출신 의원들이 참여하는 네거티브 대응팀은 법리적 대응 이론을 만들고, 이를 언론에 설명하는 역할은 공보단이 맡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의원은 "공보단은 말 그대로 대언론 홍보기구"라며 "네거티브 대응이나 그런 것 하고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캠프 내부에서조차 공보단의 정확한 역할과 실체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대언론 홍보기능이라는 공보단 고유의 기능 측면에서도 이번 공보단은 '함량미달'이라는 평가가 많다. 공보단에 합류한 10명의 인사들 중 박 후보 정책과 행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인사는 오랜 측근인 백기승 전 대우그룹 홍보이사를 비롯한 2~3명의 인사들 뿐이다.
김병호 단장은 박 후보의 숨은 실세라는 평가도 있지만, 고령에다 현직을 떠난지도 십수년이 넘어 언론을 직접 상대하기는 무리라는 평가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과거 친이계 인사들로 박 후보의 그간의 궤적들을 언론에 설명할 여력도 안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방송 3사 대응팀"이라는 비아냥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인선 막판에 다른 2개 방송사 출신은 있는데 다른 한 방송사 출신 인사가 없어 급하게 넣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박근혜 공보단은 지난 5년전 선대위 인선에서도 <조선일보> 부사장 출신인 안병훈 공동 선대위원장을 비롯, 미디어홍보위원회와 커뮤니케이션위원회에 방송 3사 출신과 보수신문 데스크 출신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켜 대언론대책기구가 아니냐는 논란을 산 바 있다.
한 친박 핵심 관계자는 "공보라는 것은 언론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동시에 언론에서 오해하는 부분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는 조직인데, 과거와 같이 방송-주요 신문 출신들을 잔뜩 집어넣어 기사나 막겠다는 태도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언론인 출신을 공보단에 집어넣으면 출입 기자들의 선배였다는 인식을 버리지 못해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공보단 물갈이 필요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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