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자영업자, '롯데와의 전쟁' 돌입
"오늘부터 롯데 술, 음료, 빵, 아이스크림 먹지 말자"
동네슈퍼 등 영세 유통업자들이 주축인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운동은 음식점, 유흥주점, 룸살롱, 숙박업 등 80여 소상공인 단체 회원 200만명과 함께 16일부터 롯데그룹 제품을 무기한 불매하는 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롯데그룹에 보낸 공문을 통해 "자영업자의 요구를 체인스토어협회와 대형마트가 거부해 롯데 제품 불매운동에 돌입하게 됐다"면서 "이 운동은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의 생존권 문제임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불매운동 돌입 이유를 밝혔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준수,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수용 등을 요구했다가 거부 당했기 때문.
특히 롯데마트의 경우 프렌차이즈 방식의 편법을 통해 교묘하게 법망을 뚫고 지금도 계속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불만이다. 실제로 롯데는 대중소기업상생법에 걸려 번번이 추가 출점이 좌절되자 직영점 형태의 출점을 포기하고 가맹점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환해 골목상권을 파고 들고 있다. 롯데슈퍼의 경우 지난 2009년 5월 가맹점을 받기 시작해 지금까지 61개의 가맹점을 열었다. 이는 전체 롯데슈퍼의 14%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롯데와의 전쟁'은 그 어느 때보다 파괴력이 강할 전망이다.
우선 60만개에 달하는 룸살롱, 단란주점, 노래방, 음식점이 롯데의 주력 위스키인 `스카치블루', 주력 소주인 `처음처럼', 수입맥주인 `아사히맥주'를 팔지 않기로 했다. 경쟁이 치열한 주류시장에서 음식점, 룸살롱 등이 이들 제품 취급을 거부하면서 롯데칠성 주류는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또한 동네슈퍼 등은 생수 `아이시스',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실론티', `2%', `옥수수수염차' 등 롯데칠성음료 제품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해, 이들 음료 매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밖에 롯데제과, 롯데리아 등도 당연히 불매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이들 단체는 가족과 시민단체 등을 합한 600만명을 규합해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롯데빅마켓, 롯데슈퍼 등의 이용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존 회원업체 외에 외식업 분야를 비롯한 100여개 소상공인단체와 250여개 직능단체, 100여개 시민단체에 협조공문을 발송해 불매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유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할 것"이란 모토를 신봉하는 롯데는 말 그대로 최강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내 최대 유통재벌이다. 현금 동원력 또한 최강이다. 최근에는 막강한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하이마트까지 인수하면서 지배력을 더 확장해가고 있다.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과 롯데와의 전면전은 언젠가는 불가피한 전쟁이었고, 마침내 그 싸움이 시작된 양상이다. 벌써부터 증시에서는 롯데칠성 등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불매운동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여기에 유통재벌의 무한대 확장에 비판적인 시민들까지 가세할 경우 파괴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또 하나의 1%세력과 99%세력간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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