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MBC노조 구속영장 또 기각. 김재철 벼랑끝
방송인 배수연 "김재철이 버티는 곳에서 방송하고 싶지 않아"
서울남부지법 박강준 전담판사는 이날 정영하 노조위원장과 이용마 홍보국장, 강지웅 사무처장, 김민식 부위원장, 장재훈 정책교섭국장 등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2주 만에 재청구한 데 대해 “업무방해죄의 성립여부, 정보통신망을 통한 타인의 비밀 누설죄의 성립 여부와 위법성 조각 여부에 대해 피의자들이 다투어 볼 여지가 있다”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박 판사는 특히 노조가 파업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번 영장 기각 이후 파업이 계속되고 있으나 파업은 노사 양측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그 해결 또한 어느 일방의 노력만으로 종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파업이 종결되지 않은 책임을 어느 일방에게 돌리기는 어려워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진행함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MBC 노조는 즉각 성명을 통해 “역시 이번에도 노조 집행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 애초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를 하지 말아야했다”며 “이제 검찰이 할 일은 분명해졌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온갖 비리로 얼룩진 김재철 사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된 마당에 검찰이 김재철에 대한 구속 수사를 벌이지 않는다면 정권의 눈치나 보며 김재철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온 국민의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검찰을 압박했다.
이처럼 법원이 두차례나 노조 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김재철 사장은 더욱 벼랑끝에 몰리게 됐다.
한편 MBC 국장·부국장 등 간부들도 속속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방송인도 김 사장이 있는 한 MBC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 김사장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MBC '섹션TV 연예통신'등의 프로그램에서 리포터로 활동해온 방송인 배수연씨는 7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MBC 노조파업이 한창일 때 급 섭외 전화가 걸려왔다. 방송할 인력이 부족했겠지. 적당히 둘러서 거절하긴 했는데... 난 김재철 사장이 버티고 있는 곳에선 웃으며 방송하고 싶지 않아요! 당당하고 떳떳한 방송인이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허허"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본 MBC기자 "역시 수연씨"라고 고마움을 표시하자, 배수연씨는 "MBC에서 일 하면서 참 좋았노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있도록 꼭 승리해주세요.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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