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BH하명 5건, 실제 사찰로 이어져"
이세웅, 이완구, 김문식, 김광식, 박규환 등 증거 제시
민주당 MB-새누리당 심판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브리핑을 통해 "원충연의 수첩에 기재된 메모를 통해 BH하명은 단순히 청와대에 접수된 민원을 처리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찰을 지시한 것이고, ‘청와대 하명사건 처리부’에 기재된 사안은 실제로 사찰이 이뤄졌음이 밝혀졌다"며 원충연 수첩의 사찰 내용을 공개했다.
원충연 수첩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찰 대상은 대한적십자사 이세웅 총재, 국가시험원 김문식 원장, 한국조폐공사 김광식 감사, 소방검정공사 박규환 사표, 이완구 충남지사 등으로, 이들 대부분은 정부의 사퇴 압력을 거부해오다가 BH 하명에 따른 사찰직후 임기 전 사퇴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불법사찰 문건 '2008년 7월 대한적십자사 이세웅 총재에 대한 사찰'건과 관련, 수첩에는 "2008.8.7 회의. 한적 다른대로 조사(민정). 2B(이영호 비서관) 입장에서 조금 더 정확한 자료. 빠르게 조사, 이중플레이. 공공의료과와 담당사무관 대질. 8.15자 사표. 조종하는 놈, 노조쪽은? 이세웅의 로비 코스. 임명배경, 성향. 위원장 거취표명. 7.20 한국적십자 노조 동향보고. 노조의 심각한 반발. 신임 총재 협조 필요. 이세웅 옹호자 : 적십자사 출신들. 차관, 장관에게 메모 보고. 사회수석보고 받은 후 다른 이야기 없었다. 외부-청와대, 총리실, 검찰청, 국정원. 동향보고 수신자 : 경찰청, 국정원, 사회수석실, 인사수석실, 국정원" 등으로 적혀있었다.
실제 이세웅 총재는 참여정부 임기말에 임명돼 불과 9개월만인 2008년 8월 15일 사표를 제출했다. 사찰지시가 내려온 지 불과 7일만이다.
국가시험원 김문식 원장 관련 문건인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과 관련해선 수첩에 "복지부 합류,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 원장 김문식(61세, 경기), 경기고, 연세대 의대, 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 임기 : 2010.5.7. 감사관과 통화하여 업무추진비 확인. 형님 사업 보증으로 월급 1/3 압류. 국시원 사무국장:000(골수)"라고 적혀 있었다. 김 원장 역시 임기를 1년 3개월여 앞둔 2009년 2월 4일 물러났다.
한국조폐공사 김광식 감사 해당 문건과 관련해선 수첩에 "기획재정부-한국조폐공사 감사, 김광석(53세, 대전). 보문고, 충남대 사회. 희망제작소 부소장. 대전환경연합 사무처장. 임기:2010.2.27. 기재부 감사담당관 전화번호. 판공비: 월 130만원, 연봉 9천만원"이라고 이력이 적혀 있었고, 김 감사는 임기를 1년여 앞둔 2009년 2월 4일 사표를 냈다.
소방검정공사 박규환 감사에 대해선 수첩에 "1월 초에 나가겠다. 밀려서 나갔다는 얘기 X. 다음주 소방검정국장 강 압박. 임기:2009.7.25"로 적혀있었고, 그 역시 2009년 1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청와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해 2009년 12월 사퇴한 이완구 충남지사 역시 '2008년 하명사건 처리부'의 하명대상으로 수첩에는 "충남 홀대론. 고함, 결별 수순. 비리채증"이라고 적혀있어 비리 관련 사찰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박영선 심판위원회 위원장은 "청와대가 'BH하명'에 대해 거짓해명을 하였음이 밝혀졌다"며 "원충연의 수첩메모는 2008년 7월 31일부터 같은해 12월 1일까지 작성된 것인데, 이 시간 중에 하명사건 처리부에 기재된 내용은 실제로 사찰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검찰은 원충연을 세번이나 불러 피의자 신분조서를 작성할 때 이 수첩을 보면서 김종익 관련 얘기만 묻고 나머지는 묻지도 않았다"며 "당시 검찰의 수사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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