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세종보, 이번엔 '치명적 구조결함' 파문
수문만 내리면 토사 때문에 작동 중단, 대형 홍수피해 우려
27일 밤 TJB대전방송에 따르면, 다음달 완공을 앞둔 세종보는 수문 각도를 조절해 수위를 조절하는 '개량형 전도식 가동보'로 건설됐다.
문제는 수문을 내리면, 수문을 움직이는 유압실린더에 토사가 쌓여 작동이 멈추게 된다는 것.
결국 수문을 내릴 때마다 잠수부를 동원해 토사를 제거해야만 수문을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세종보 공사에 참여한 잠수부는 "보 아래 토사가 엄청나다"고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국토관리청과 시공사측은 지금까지 몇차례 토사를 제거한 것은 맞지만 보 작동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까지 보 상류 공사 현장에서 토사가 많이 유입됐고 수차례 시험가동을 하면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일이라는 것. 시공사 관계자는 "실제 준공 이후에 보를 몇번이나 내렸다 올리겠느냐?"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환경단체들은 그러나 연중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가동보의 특성상, 수문 각도를 신속하게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토사를 제거하지 않으면 가동 안되는 보가 정상이냐?"고 반박했다고 TJB는 전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보도직후인 28일 성명을 통해 "4대강사업 금강정비사업 3개보 전부 바닥보호공 유실 및 쇄굴이 진행되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3월 27일 TJB대전방송 보도를 통해 세종보의 치명적 결함이 확인되어 정상적인 보 기능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작업에 투입된 잠수부와 작업을 목격한 지역 주민들은 '작년 8월부터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어 세종보가 시험가동에 들어가면서 바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치명적 설계결함을 은폐해온 정부와 시공사를 질타했다.
녹색연합은 "큰 문제는 세종보가 가동할 때마다 보에 장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과 잠수부를 투입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것"이라며 "여름 우기에 가동보에 장애가 발생하면 홍수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이 오히려 홍수의 피해를 불러일으킬 판"이라고 여름철 대형 홍수피해를 우려했다.
녹색연합은 "다음 달 준공을 앞둔 세종보는 부실 설계와 시공, 검증 안 된 유압식 가동보를 설치해 결국 쓸모없는 보를 만들어 예산을 낭비하고 환경만 훼손한 꼴이 되었다"며 "당장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도후 인터넷 등에서는 "대전충남지역 잠수부들 평생 직장 생겼다고 하더라", "유압식 가동보가 경남 거창에서도 추진하는데 취소해야 한다"는 등, 어이없는 설계를 한 시공사와 정부를 질타하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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