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내가 나라 망치려고 하는 것 아니잖나"

"민족과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해 달라"

2011-11-15 20: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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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5일 한미FTA 협정을 비준해 주면 석달 안에 미국에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을 요구하겠다는 자신의 제안에 대해 민주당이 의구심을 나타내자 "내가 나라 망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잖나"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나를 믿어달라는 선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사전에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약속을 받아오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나도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요구하면 응하게 돼 있는 조항이 있는데 우리가 요구하려고 하니 미국이 허락해 달라고 하는 건 주권국가로서 맞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하면서 '제발 들어주라'라고 하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왜 야당에선 오바마 미국 대통령만 믿나. 한국 대통령을 믿어야지. 내게 하라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손학규 대표가 대통령의 국회방문이 야당압박이 아니냐고 반박하자 "손 대표가 야당입장이 곤란하게 됐다고 했지만 그렇게 하려고 한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며 "나는 그렇게 정치적이지 못하다.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으려 한다. 그런 말은 나에게 안 맞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서 생각해 달라. 민족과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부끄럽지 않도록 해 달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최 수석은 "협정조항(협정문 22조)에 비준 후 90일 안에 투자서비스 관련 내용들 가운데 어느 일방이 내용에 대해 재협상하자고 하면 상대방에서 응하도록 돼 있다"며 "대통령이 이런 내용에 대해 대통령 말씀으로 책임지고 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최 수석은 그러면서 "현재 정부의 입장은 ISD 조항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해, ISD 재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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