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한국의 가계부채와 실질소득 감소 걱정돼"
"대기업 수익 해외에서 발생돼 내수 연결고리 깨져"
4일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미국 뉴욕에서 투자은행 UBS가 마련한 콘퍼런스콜에서 전문가들은 "한국은 마이너스 증가 상태에 있는 실질소득과 상당한 규모의 가계부채가 소비증진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대만 경제에 대해 진행된 콘퍼런스콜은 UBS의 존 앤더슨 신흥시장 수석 이코노미스트, 던컨 울브리지 아시아지역 이코노미스트, 실비아 리우 북아시아 이코노미스트, 션 요코타 아시아지역 외환 스트래터지스트 등을 비롯해 관련 업계의 금융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여기서 전문가들은 "한국의 명목 임금증가율은 약 2%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 가계소득 증가세가 마이너스이고,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50%로 높은 수준이어서 소비증진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유럽 재정위기로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작지만, 국내 여건이 안 좋은 점은 향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많은 대기업의 수익이 해외에서 발생해 내수와의 연결고리가 깨지고 있고, 이에 따라 국내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 금융당국의 위기 대응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한국 금융당국은 외환위기, 대우채, 신용카드 대란 등 위기를 수습하는 데 있어 경험이 많다"며 "유럽 재정위기로 한국이 큰 위기를 맞진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한은이 급격한 신용확장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환율은 유럽 재정위기 지속으로 원ㆍ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달러당 1천2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다수 경쟁력 있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고려했을 때 유럽문제가 해결될 때가 현재 약세를 보이는 한국 주식시장의 매수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한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유럽문제가 해결된다면 한국 주식 전반 그중에서도 은행주가 가장 유망하고, 한국시장에 자급유입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 논의 중인 유럽의 해결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만큼 문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서울시장 선거가 대선에 미칠 영향과 이에 따른 정책연속성 여부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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