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연이틀째 <조선일보> 융단폭격
"<조선>, 재정 망친 건 선심성 사업 아닌 개발사업이다"
이준구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게시판에 "어떤 신문을 보니 "선심성 사업이 지자체 망쳤다"라는 제목을 큼지막하게 뽑아 놓은 기사가 올라와 있더군요. 선심성 사업을 마구잡이로 하다보니 지자체의 재정이 엉망으로 망가졌다는 뜻이지요"라며 이날자 <조선일보> 기사를 정조준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 기사 내용을 읽어 보니 엉뚱하게 뽑은 제목이라는 게 분명해 보였습니다"라며 "여러분들 '선신성 사업'이라면 뭘 연상하게 됩니까? 지역 주민이 요구한다고 통행량도 별로 없는 도로 만들어주고, 사용자도 별로 없는 운동시설이나 도서관 같은 걸 만들어주는 걸 연상하게 되지 않습니까? 혹은 무상급식 같은 프로그램을 연상하게 되기도 하구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 기사에서 선심성 사업의 예로 들고 있는 것은 아주 엉뚱한 것들이더군요. 선심성 사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사업들을 예로 들어 그런 주장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라며 기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선 "태백시가 4,400여억원을 투입해 2005년부터 시작한 오투리조트 사업이 그 예로 들고 있는데, 이걸 선심성 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그 사업의 본질은 무모하게 벌린 개발사업임이 분명합니다"라며 "이 사업은 수요예측이 빗나가는 바람에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매각하려 해도 수차례에 걸친 매각 교섭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합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어떤 사업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나 화려한 청사진을 내놓지요. 그걸 만들면 몇 명이 이용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식으로요"라며 "그러나 사업 끝내놓고 보면 그게 아닌 걸로 드러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오투리조트 사업도 그런 뻔한 시나리오에 의해 시작된 불행한 개발사업의 좋은 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 기사는 인천시가 853억원이나 들여 만든 월미도 순환 관광열차 '은하레일'도 또 다른 선심성 사업의 예로 들더군요. 은하레일은 부실공사로 안전성이 우려돼 운행 한 번 못하고 고철 덩어리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라며 "이것 역시 그 본질은 선심성 사업이 아니라 무모한 개발사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서울시장 선거의 쟁점중 하나인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 사업을 거론하며 "내가 아라뱃길을 끝까지 완성시켜 어떻게 되나 보자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서울시와 인천시의 장밋빛 청사진에 따르면 수많은 화물선과 유람선이 오가 짭잘한 수익을 올린다고 합니다. 그것이 거짓 예측이었음을 명백하게 밝히려면 더 많은 낭비를 해야만 합니다"라며 "예산 낭비는 정말로 아깝지만 무모한 개발사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리는 교육효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위안을 삼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라고 힐난했다.
그는 또한 "4대강사업도 똑같은 구도"라며 "지금은 이런저런 효과가 있다고 엄청나게 떠벌리고 부작용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않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홍수방지니 용수확보니 하고 떠들지만 속내는 개발임이 분명합니다. 아직 완공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친수공간 개발이니 뭐니 떠들어대는 걸 보면 그 속셈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4대강사업이란 초대형 개발사업을 위해 우리는 22조원을 선금으로 지불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라며 "이 초대형 개발사업이 후에 천문학적 규모의 낭비였던 것으로 드러나면 그때 가서 누가 책임을 지겠습니까? 설사 책임을 진들 국민에게 이미 발생한 손실은 누가 메워줄 수 있겠습니까?"라고 탄식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선심성 사업과 무모한 개발사업은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선심성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건 당연히 맞는 말입니다. 그래도 선심성 사업은 그 규모가 일반적으로 작기 때문에 그나마 위험성이 작습니다"라며 "반면에 개발사업은 굵직굵직한 게 대부분이어서 찬문학적 규모의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위험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전국 곳곳에서 벌이고 있는 무모한 개발사업들"이라며 "선심성 사업이라는 엉뚱한 말로 이 엄연한 진실을 호도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조선일보>를 질타했다.
이 교수는 전날에도 <조선일보>의 '한국 좌파정권이 시작한 FTA, 美 진보정권이 마무리'라는 제목의 기사를 문제 삼아 "미국 민주당은 진보정권이라고 표현하면서 한국 민주당은 굳이 좌파정권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과연 뭘까요?"라며 <조선일보>의 색깔공세를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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