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정몽준, '자서전' 한계 넘어 '자매전'으로..."
정몽준 자서전, 직원들 시켜 사재기 의혹
진중권씨가 3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에게 가한 일침이다.
발단은 <한겨레>가 이날 정몽준 의원이 자신의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을 베스트셀러로 등극시키기 위해 현대중공업그룹과 아산사회복지재단측 임직원을 동원해 책을 무더기로 사재기했다고 보도하면서 비롯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의원측은 회사 직원 수천 명에게 회삿돈으로 산 문화상품권을 주고 자신의 책을 교보문고에서 직접 사오라고 지시했다.
더 나아가 정 의원측은 직원들이 구입한 책을 영수증과 함께 도로 회사에 반납하도록 했으며, 지난달 17일 영등포 교보문고에서 열린 사인회에는 현대중공업그룹사 직원들을 동원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2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정 전 대표의 자서전을 대량으로 구입한 한 남성은 서울아산병원 직원이라고 밝힌 뒤 "(회사에서 책을 사오라 시켰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아내를 시켜 자서전 5권을 문화상품권으로 계산한 뒤, 반대편 계산대에서 5권을 자신이 문화상품으로 구입했다. 그는 특히 한꺼번에 책을 여러권 살 때 베스트셀러 집계에 한 권만 반영되는 출판.서점계 협약을 피하기 위해 영수증을 한 권당 한 장씩 따로 받아갔다.
광화문 교보문고의 한 계산원은 "정 의원의 책만 유독 문화상품권으로 사가는 고객이 많다. 한 번에 열댓권씩 사가는 경우도 꽤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몽준 의원은 “여러 분들에게 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나와 관련 있는 기관의 책임자들이 사회적 규범에 맞춰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애매한 해명을 했다. 현대중공업 쪽은 “확인중인데, 그런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부인했다.
정 전 대표의 자서전은 지난 9월 첫째주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 판매량 3위를 기록했고 넷째주엔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최대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에서 정 전 대표의 자서전 판매실적은 9월 둘째주 171위, 셋째주 50위, 넷째주 64위에 그쳐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책의 저자가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자신과 관련된 사람으로 하여금 책을 부당하게 사도록 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