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스런 월가' 규탄 시위, 뉴욕에서 발발
700명 체포, 보스톤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구호 아래 2주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뉴욕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도로로 몰려나와 행진을 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뉴욕 경찰 대변인은 경찰이 시위대에 인도로 통행하라고 수차례 경고한 끝에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브루클린 다리'에서 약 700명의 시위대를 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한때 브루클린 다리의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보스턴에서는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건물 밖에서 금융권의 정경유착과 탐욕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 과정에서 24명이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됐다.
이번 시위를 이끈 시민단체 연합 `라이트 투 더 시티(Right to the City)'는 기업의 탐욕에 항의하고 은행의 압류를 막으려고 행동에 나섰다면서 이번 시위 참가자가 3천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체 웹사이트를 통해 "다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수백만 달러의 급여와 상여금을 긁어모으며 매달 수천명의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면서 "계속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비난했다.
BoA는 최근 전면적인 구조조정의 하나로 직원 3만명을 해고하고 오는 2014년까지 연간 지출을 50억달러(한화 약 5조8천950억원) 대폭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도 정부의 경제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는 1천여명의 시민이 이날 새 회기를 시작하는 의회 밖에 몰려들어 냄비와 팬을 두드리며 부채에 시달리는 가계에 대한 지원 강화를 요구했다.
시위대는 의원과 고위관리, 대통령을 향해 계란 세례를 퍼부었고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이 머리에 계란을 맞고 부상하기도 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주요 은행들이 도산한 후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이와 같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에서도 이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조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포르투갈 최대 노조인 CGTP는 시위 참가자가 13만명에 이른다면서 오는 20∼27일 "빈곤화와 불평등, IMF의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와 파업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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