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드러나는 한나라의 '주민투표 보이콧 과거'
한나라, 2007년 주민투표때는 "투표장에 절대로 가지말라"
그러나 과연 한나라당에게는 이런 '자격'이 있을까.
참여정부 말기이던 2007년 9월 광역화장장을 유치하려는 김황식 하남시 시장의 정책에 반대해 김 시장의 거취를 둘러싼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사상 첫 주민투표였다. 김 시장은 한나라당 소속으로, 한나라당은 그의 낙마를 막기 위해 대대적 '선거 불참운동'을 펼쳤다.
2007년 9월13일자 <서울신문>은 당시 상황을 기사와 함께 사진을 통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김 시장과 시의원 3명은 2007년 9월 5일 하남시청 인근 한전건물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하고 홍보전을 시작했다. 이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300여명에 달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맹형규, 전여옥 의원들까지 가세해 '정치적 주민소환은 하남발전을 막는다'며 투표장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같은 일자 <세계일보>도 동일한 보도를 했다.
"시청 맞은편 주민소환선거 반대대책본부 사무소가 있는 하남코아빌딩 외벽에는 투표 불참을 유도하는 ‘주민소환 반대!’, ‘투표장 가지 말자!’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대조를 이뤘다. 김 시장 등은 지난 5일 대책본부 사무실을 마련하고 홍보전에 들어갔다. 이날 사무소 개소식에는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맹형규·전여옥 의원 등까지 가세해 '정치적 주민소환은 하남 발전을 막는다'며 투표장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불과 2년 전인 2009년 제주에서도 동일한 일이 벌어졌다.
2009년 8월 시행된 한나라당 출신 김태환 제주지사 소환투표. 투표율 미달로 김 지사 소환은 없던 일이 됐지만, 당시 김 지사는 "명분없는 주민소환, 투표장에 가지말아 주십시오"라며 대대적 투표 불참 운동을 폈다. 김 지사는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나 한나라당이 지방선거때 현명관 후보에게 공천을 주자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후, 한나라당과 공조체제를 펴왔다.
실제로 김 지사에 대한 주민투표 진행시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주민소환 투표를 할 때는 합리적 이유가 있도록 법이 마련돼 있어야 하는데 관련법 7조 '주민소환투표의 청구' 항목을 보면 청구절치만 규정하고 청구사유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주민투표 추진세력을 비판한 뒤 주민소환법 개정을 지시했다.
한나라당 소속 김형오 국회의장도 "중요 국책사업을 두고 무분별하고 원칙없는 도지사 등 기관장에 대한 소환투표가 이뤄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김 지사를 지원사격했다.
한 눈 밝은 네티즌은 당시 김 지사의 트위터에서 그의 '주민투표 불참 호소' 문건을 찾아내 공개했다.
이 문건을 본 네티즌들은 "당신들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며 한나라당의 이중성을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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