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만난 MB정권, "北이 천안함 사과 안해도 6자회담"
미국 압력에 MB의 대북 강경책 변화할까
방미중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2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커트 캠벨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필립 골드버그 정보조사담당 차관보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냐는 질문에 "6자회담의 전제조건이라기보다는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사과가 6자회담 재개에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사과 없이도 6자회담에 응하겠다는 것. 이는 그동안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력 요구해온 내용으로, 미국이 중국 요구를 받아들였고 이에 한국정부도 미국 방침을 수용하기로 했음을 의미한다.
그는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후 북미접촉을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하는 '3단계 안'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남북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지난 1-2년간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문제"라면서 "우리 제안이 던져져 있기에 북측의 반응을 (기다려)보고 있다"고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미국정부 실사단이 대북식량 지원을 위해 곧 북한을 방문조사하려는 데 대해서도 "그런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고 말해, 미국정부로부터 방북 계획을 통고받았음을 시인했다.
그는 13일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로버트 아인혼 대북제재 조정관, 14일에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 등을 면담할 예정이어서, 미국측으로부터 보다 거센 대북 대화 재재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북핵문제에서 아무런 진전도 보지 못하자 이 문제가 내년 대선의 악재로 작용할까 대북 접촉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대북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한국정부에 대해서도 대북정책 전환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정부는 이달내에 방북해 실사를 거쳐 33만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스티븐스 주한미대사는 지난 7일 박주선 민주당 의원과의 면담에서 "북한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위해 여러 가지 접촉과 노력을 하고 있다"며 "1∼2개월 내에 좋은 상황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북미 관계 급진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오는 16일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6자회담 재개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전하며 재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MB정부에게 대북 식량지원을 공개 촉구하고 나서는 등, MB정권의 강경 대북정책은 점점 고립무원의 상태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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