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상하이녀'가 중국 스파이일 가능성을 제기하는 한국언론들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서 한중관계가 더 악화되는 양상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9일 '외교관들이 중국 여간첩에 당했다고 한국 언론이 집중 조명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연합뉴스>를 비롯한 한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사건을 사실 위주로 상세히 전한 뒤, 중국의 한반도전문가의 말은 빌어 '상하이녀' 덩(33)모씨가 중국 스파이일 가능성을 거론하는 한국언론들을 질타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한반도 전문가 뤼차오(呂超) 주임은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엽기적인 요소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며 "대통령의 친형이나 부인 등의 전화번호가 새 나왔다는 것은 언뜻 보면 놀랄만한 일이지만 사실 별 대단한 정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뤼 주임은 '여간첩 원정화' 사건을 가리키며 "한국 언론은 이전에도 늘 이런 수법으로 북한 간첩 사건을 조작하곤 했다"며 “서울사람들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어디에 사는지 사실상 모두들 알고 있는데도 지난해 북한간첩이 서울로 들어가 그의 주소를 캐내려 했다고 보도한 적도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수년전 일본 자위대대원이 상하이 술집여성을 통해 군사기밀을 유출한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과 일본에서는 ‘중국 여간첩’에 대한 고발이 많았지만 한국에선 아주 적었다”며 “한국언론들이 최근 미·일 진영에 가입하는 것은 천안함사건 후 중한관계에 좋지 않은 변화가 오고 있다는 걸 설명해준다”며 한국언론의 이런 보도태도를 MB정권 출범후 뚜렷해진 친미 편향에서 찾았다.

그는 더 나아가 “한국은 비록 중국굴기(中國屈起)중에 적지않은 이익을 얻었지만 정치적으로는 미국의 전략에 비위를 맞출수 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중국위협론’이 한국에서 아주 인기를 끌게 됐다”며 한국내 반중감정 확산을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