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도 "MB, 저금리-고환율 정책 바꿔라"
'성장 우선론자' 일색인 경제팀 경질도 촉구
<중앙일보>는 4일자 사설을 통해 "해외 충격으로 인한 물가 불안에는 마땅히 대처할 정책수단이 없다"며 "이런 역풍(逆風) 속에서 성장·물가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더 큰 재앙을 부를 수 있다. 현실에 맞게 ‘5% 성장, 3% 물가’라는 거시경제 목표부터 유연하게 손질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두더지 잡기’ 식으로 기업들을 쥐어짤 단계도 지났다"며 정부의 기업 찍어누르기를 힐난한 뒤, "정석(定石)대로 금리와 환율을 조절하는 근본적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저금리 고환율 정책의 전면 수정을 촉구했다.
사설은 "이제 무리하게 성장률을 끌어올리기보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정책 노선이 성장 중심에서 경제 안정 쪽으로 급선회하면 당연히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금리가 오르면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가계부채 부담은 늘어난다.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수출기업들 역시 원화 가치 상승으로 괴로움을 당할 것"이라며 "하지만 해외 불안요인이 가라앉을 때까지 안정 성장 기반을 다지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더 나아가 "현재의 경제팀에는 케인스주의에 투철한 성장 우선론자가 대부분"이라며 "경제공황에 맞설 때와 뛰는 물가를 잡는 데 쓰는 칼은 완전히 다르다. 과연 똑같은 인물들이 전혀 다른 정책수단을 능수능란하게 다룰지 걱정이다. 물가 불안의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우리는 과연 안정 성장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는지, 자문(自問)해볼 시점"이라며 우회적으로 경제팀 경질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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