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현 지지율은 '안주거리'에 불과
[김행의 '여론 속으로']<15> 대선주자 연애방정식
지금 연애를 하는가? 아니라면 과거 기억이라도 잠시 되살려보자. 어떤 사람과 연애를 했던가. 왜 홀딱 반했는가. 기억이 가물가물할 것이다. 한마디로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울 게다. 분명한 건 어쨌건 당시엔 좋아 죽고 못 살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혼에 골인하면 연애성공, 아니면 실연이다.
그래도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자. 왜 사랑에 빠졌었는지. 왜 하루라도 못 보면 미칠 것 같았는지. 그런데 답이 없다.
“테이트 상대를 꼽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이란 설문조사를 생각해 보자. 대개 남성응답자들의 경우는 1순위 외모, 2순위 직업 또는 경제력, 3순위 성격 순으로 조사된다. 여성응답자의 경우는 1순위 직업 또는 경제력, 2순위 학벌, 3순위 키 순으로 답한다.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남성의 직업이나 경제력’을 가장 따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 연애 해봐라. 눈에 콩깍지가 끼면 보이는 게 없다. 못생긴 여자랑 연애해도 곰보가 보조개로 보인다. 가난한 남자와 연애하면서도 “이 남자의 미래가치는 나만이 안다”식으로 자기 최면에 걸리는 것이 연애다. 그래서 인생이 고달파지기도 한다. 그래도 연애시절엔 모른다. ‘데이트 1순위’ 설문조사, 사랑에 빠지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추석 직전, 각 언론사마다 대권주자들에 관한 여론조사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지지율을 보면 다소간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 순이다.
그 다음 뚝 떨어져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있고 아주 미미한 수치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1년 만에 고향에서 가족들을 만난 우리 국민들에게 안주거리는 충분히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그뿐이다. 아무 의미 없다. 실제 결혼시점은 내년 12월이다. 지금은 이런 남자, 저런 여자와 연애를 하거나 연애를 하기 위해 탐색 중 일뿐이다.
친절하게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는 “바람직한 차기 대통령의 자질은?”이라는 조사도 했다. 당연히 ‘경제 대통령’이 1순위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모범답안을 답한 것일 뿐이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번 선거 때도, 또 그 지난 번 선거 때도 동일한 질문을 하면 답변은 언제나 ‘경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뽑힌 사람은 노무현이었고, 김대중이었다.
이쯤 되면 무슨 말 하려는지 알만 할 것이다. 여론조사처럼 안 된다는 뜻이다. 연애 도사들과 상담을 하자 치면 연애할 때 ‘상대방의 조건’, ‘작업의 정석’, 게다가 남녀 간의 적당한 긴장감 조성을 위한 ‘싸움의 기술’까지도 전수해 줄 것이다.
마치, 선거 전문가들이 입후보자를 위해 ‘우리 진영과 상대방 진영의 장단점 분석’,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이슈 파이팅 전략’을 가르쳐 주듯. 물론 , 어느 정도 도움은 분명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연애할 때, 여러 명의 상대방 중 유독 끌리는 상대가 있다. 대통령을 뽑을 때도 마찬가지다. 여러 명의 입후보자 중 유독 마음을 사로잡는 후보가 있다. 이를 우리는 ‘매력’이라고도 한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은 분명 이회창보다 매력적이었다. 그 전에는 김대중이 이회창보다 매력적이었다. 노무현은 젊고 신선한 매력이 있었고, 김대중은 민주화투쟁에 대해 보상해 주고픈 채무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도 여론조사에서 원했던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었지만, 실제 뽑힌 인물은 ‘경제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로 선택됐다. ‘새로운 정치(노무현)’대 ‘낡은 정치(이회창)’, ‘민주개혁세력(김대중)’ 대 ‘부패 기득권세력(이회창)‘이 승패를 가른 잣대였다.
더구나 대선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아직 여권은 후보도 없다. 후보가 정해져야만 연애 방정식이 성립된다. 그 때의 기준은 ‘경제대통령’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권후보 A가 정해져야만 이명박과 박근혜, 손학규 중 누가 더 경쟁력 있는 매력적인 후보인지가 드러난다. 역으로 말하면 여당의 입장에선 한나라당 후보 정해지는 것 봐서 경쟁후보를 드러내 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는 후보,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후보, 손학규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같을 수 없다.
일각에서 여권의 ‘PK(부산, 경남)후보론’이 나온다. 한나라당의 유력주자인 이명박, 박근혜가 TK 이므로 무주공산이 된 PK 지역의 30%를 얻고 그 위에 호남표를 더해 집권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뭐, 근거 없는 셈법은 아니다. 권역별 투표성향이 뚜렷한 한국적 정치지형에서 결국 상대적으로 녹녹한 지역을 공략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연애하고 결혼하는 진짜 이유는 단 한가지다. ‘꼭 그 사람과 같이 살고 싶어서’다. 미래도 불투명하고, 돈도 없고, 직업도 없지만 ‘결혼하면, 같이 있으면 더 행복할 것 같아서’다. 대통령을 뽑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더 행복해 질 것 같아서’다.
그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변수로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능력, 갈등과 화합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진정성, 글로벌 시대를 이끌 국제적 감각 등 어느 것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총체적 매력이라는 것이 딱히 여론조사 결과처럼 구체적 수치로 조목조목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막연하게나마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내가 더 행복해 질 것 같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의 근거는 선거 당시의 ‘시대정신’에 의해 판가름 난다. 이때의 ‘시대정신’ 다시 말해 ‘전선(戰線)’은 상대와 상대가 정해졌을 때에야 비로소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직 대선은 시작도 안했다. 본격적인 레이스의 시작은 여당의 후보가 가시화되고 어느 한쪽이라도 후보가 정해진 다음부터다. 내년 추석 때 지금의 여론조사를 다시 보면 헛웃음이 나올 게 분명하다.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내년 12월 차기대통령이 뽑히면, 그 때서야 우리는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이었는지 또렷하게 알게 될 것이다. 멀리보고 그 때를 준비하는 후보자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잡기 위해 일생을 바치듯, 민심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바칠 것인지 각오하는 자에게 승리가 주어질 것이다. 국민들은 선거전문가와 정치꾼들의 정치공학적 셈법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대선에는 연애방정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자. 왜 사랑에 빠졌었는지. 왜 하루라도 못 보면 미칠 것 같았는지. 그런데 답이 없다.
“테이트 상대를 꼽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이란 설문조사를 생각해 보자. 대개 남성응답자들의 경우는 1순위 외모, 2순위 직업 또는 경제력, 3순위 성격 순으로 조사된다. 여성응답자의 경우는 1순위 직업 또는 경제력, 2순위 학벌, 3순위 키 순으로 답한다.
남성은 여성의 ‘외모’를, 여성은 ‘남성의 직업이나 경제력’을 가장 따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 연애 해봐라. 눈에 콩깍지가 끼면 보이는 게 없다. 못생긴 여자랑 연애해도 곰보가 보조개로 보인다. 가난한 남자와 연애하면서도 “이 남자의 미래가치는 나만이 안다”식으로 자기 최면에 걸리는 것이 연애다. 그래서 인생이 고달파지기도 한다. 그래도 연애시절엔 모른다. ‘데이트 1순위’ 설문조사, 사랑에 빠지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추석 직전, 각 언론사마다 대권주자들에 관한 여론조사를 봇물처럼 쏟아냈다. 지지율을 보면 다소간 수치의 차이는 있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 순이다.
그 다음 뚝 떨어져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있고 아주 미미한 수치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1년 만에 고향에서 가족들을 만난 우리 국민들에게 안주거리는 충분히 제공한 셈이다. 그러나 그뿐이다. 아무 의미 없다. 실제 결혼시점은 내년 12월이다. 지금은 이런 남자, 저런 여자와 연애를 하거나 연애를 하기 위해 탐색 중 일뿐이다.
친절하게도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는 “바람직한 차기 대통령의 자질은?”이라는 조사도 했다. 당연히 ‘경제 대통령’이 1순위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모범답안을 답한 것일 뿐이다.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번 선거 때도, 또 그 지난 번 선거 때도 동일한 질문을 하면 답변은 언제나 ‘경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뽑힌 사람은 노무현이었고, 김대중이었다.
이쯤 되면 무슨 말 하려는지 알만 할 것이다. 여론조사처럼 안 된다는 뜻이다. 연애 도사들과 상담을 하자 치면 연애할 때 ‘상대방의 조건’, ‘작업의 정석’, 게다가 남녀 간의 적당한 긴장감 조성을 위한 ‘싸움의 기술’까지도 전수해 줄 것이다.
마치, 선거 전문가들이 입후보자를 위해 ‘우리 진영과 상대방 진영의 장단점 분석’,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상대방과의 대결에서 이슈 파이팅 전략’을 가르쳐 주듯. 물론 , 어느 정도 도움은 분명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연애할 때, 여러 명의 상대방 중 유독 끌리는 상대가 있다. 대통령을 뽑을 때도 마찬가지다. 여러 명의 입후보자 중 유독 마음을 사로잡는 후보가 있다. 이를 우리는 ‘매력’이라고도 한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은 분명 이회창보다 매력적이었다. 그 전에는 김대중이 이회창보다 매력적이었다. 노무현은 젊고 신선한 매력이 있었고, 김대중은 민주화투쟁에 대해 보상해 주고픈 채무의식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도 여론조사에서 원했던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었지만, 실제 뽑힌 인물은 ‘경제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로 선택됐다. ‘새로운 정치(노무현)’대 ‘낡은 정치(이회창)’, ‘민주개혁세력(김대중)’ 대 ‘부패 기득권세력(이회창)‘이 승패를 가른 잣대였다.
더구나 대선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아직 여권은 후보도 없다. 후보가 정해져야만 연애 방정식이 성립된다. 그 때의 기준은 ‘경제대통령’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권후보 A가 정해져야만 이명박과 박근혜, 손학규 중 누가 더 경쟁력 있는 매력적인 후보인지가 드러난다. 역으로 말하면 여당의 입장에선 한나라당 후보 정해지는 것 봐서 경쟁후보를 드러내 놓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이명박을 이길 수 있는 후보, 박근혜를 이길 수 있는 후보, 손학규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같을 수 없다.
일각에서 여권의 ‘PK(부산, 경남)후보론’이 나온다. 한나라당의 유력주자인 이명박, 박근혜가 TK 이므로 무주공산이 된 PK 지역의 30%를 얻고 그 위에 호남표를 더해 집권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뭐, 근거 없는 셈법은 아니다. 권역별 투표성향이 뚜렷한 한국적 정치지형에서 결국 상대적으로 녹녹한 지역을 공략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연애하고 결혼하는 진짜 이유는 단 한가지다. ‘꼭 그 사람과 같이 살고 싶어서’다. 미래도 불투명하고, 돈도 없고, 직업도 없지만 ‘결혼하면, 같이 있으면 더 행복할 것 같아서’다. 대통령을 뽑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더 행복해 질 것 같아서’다.
그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변수로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능력, 갈등과 화합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진정성, 글로벌 시대를 이끌 국제적 감각 등 어느 것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총체적 매력이라는 것이 딱히 여론조사 결과처럼 구체적 수치로 조목조목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막연하게나마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내가 더 행복해 질 것 같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그 믿음의 근거는 선거 당시의 ‘시대정신’에 의해 판가름 난다. 이때의 ‘시대정신’ 다시 말해 ‘전선(戰線)’은 상대와 상대가 정해졌을 때에야 비로소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직 대선은 시작도 안했다. 본격적인 레이스의 시작은 여당의 후보가 가시화되고 어느 한쪽이라도 후보가 정해진 다음부터다. 내년 추석 때 지금의 여론조사를 다시 보면 헛웃음이 나올 게 분명하다.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내년 12월 차기대통령이 뽑히면, 그 때서야 우리는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이었는지 또렷하게 알게 될 것이다. 멀리보고 그 때를 준비하는 후보자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다.
사랑하는 이를 잡기 위해 일생을 바치듯, 민심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바칠 것인지 각오하는 자에게 승리가 주어질 것이다. 국민들은 선거전문가와 정치꾼들의 정치공학적 셈법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대선에는 연애방정식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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