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광화문 현판' 균열은 자연스런 현상"
"건조한 가을 날씨 때문에 나무 수축", 끊임없는 '면피' 행렬
문화재청은 4일 “건조한 가을 날씨 때문에 현판에 사용된 나무가 수축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우리나라 금강소나무의 특성상 가을철 건조한 날씨에는 건조 수축으로 인해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강변했다.
눈에 확연히 띄도록 곳곳에 금이 간 것을 '자연스런 미세 균열'로 일축하며 '면피'에 급급하는 모양새다.
문화재청은 이날 관계전문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복구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문화재청은 톱밥 및 아교 등으로 틈새를 메운 후 재단청해서 보완하겠다는 ‘틈새 메우기’라는 기법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시쳇말로 '땜방 처리'를 하겠다는 것이나, 전문가들은 현판 목재가 덜 말라 발생한 중차대한 사태를 그런 땜방 처리로 봉합하려는 발상에 또다시 탄식하고 있다.
광화문 현판 균열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정을 앞당기는 '속도전'을 편 데 따른 필연적 귀결로 분석되고 있다. 금강소나무처럼 크고 두꺼운 나무일수록 최소 1년 이상 충분히 건조해야 하는데 정부가 공기를 반년이나 앞 당기다 보니, 덜 마른 소나무를 사용하면서 뒤틀림과 균열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도통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남탓 타령'을 또다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균열 원인을 '건조한 가을 날씨'에서 찾는가 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자신의 책임은 하나도 없다는 후안무치이자, 비난의 소나기만 피해가자는 복지안동이다.
그러다 보니 세간에는 "하긴 46명의 천안함 장병이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1명의 지휘관도 처벌할 수 없다고 버티는 정부이니, 더 무엇을 기대하겠냐"는 냉소가 파다하다.
또한 광화문 현판 곳곳이 손상됐으나 특히 광화문의 '빛 광(光)'자가 크게 훼손된 점에 주목하면서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몰려온다는 신호가 아니겠냐"는 흉흉한 해석까지 인터넷 상에서 나도는 등, 민심은 간단치 않다. 정부의 '남탓 타령'이 자초한 인과응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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