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서울 의원들, 여론조사 보고 '허걱'
[지역별 여론조사 원본] '안전지대' 겨우 2~3곳에 불과
원본을 접한 의원들은 더 충격에 빠져들었다. 예상보다 자신 지역구의 민심이반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5개 구 가운데 15개에 '적신호'
지역구 의원에 대해 '못함'이란 부정 평가가 50%를 넘은 구는 서울의 25개 가운데 15개구로 조사됐다. 차기총선에서 가장 분명한 '적신호'가 켜진 지역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지역의 29명의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은 25명, 민주당 의원은 4명이다.
반면에 강북, 동대문, 중랑, 서초, 강동, 은평, 서대문, 용산, 양천, 구로 등 10개 구는 '잘함'이라는 긍정평가가 50%를 넘었다.
'재신임도' 보면 대부분이 떼초상 분위기
그러나 상대적으로 긍정평가가 높은 이들 10개 구 역시 '재신임도' 조사를 보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만약 국회의원 선거가 내일이라면 현 국회의원을 찍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안 찍는다‘가 42.4%로, ‘다시 찍는다’ 26.6%를 압도했고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은 31%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겨우 서울시민 4명 중 1명만이 현역 의원들을 재신임하고 있다는 의미로, 내일 당장 선거를 치룬다면 한나라당 참패란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찍는다'는 응답이 '안 찍는다'는 응답을 앞서거나 비슷한 지역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과 이미경 민주당 의원 등 여야 거물이 포진하고 있는 은평은 '찍는다'는 응답이 48.2%로 '안찍는다' 35.6%보다 높았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한나라당의 이범래 의원의 구로구도 '찍는다'가 30.0%, '안찍는다' 26.2%보다 높았다. 원희룡-김용태 의원의 양천구도 '찍는다' 36.9%, '안찍는다' 36.7%로 팽팽했고, 정두언-이성헌 의원의 서대문구 역시 '찍는다' 30.4%, '안찍는다' 31.9%로 엇비슷했다.
나머지 지역은 예외없이 물갈이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다시 안 찍는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긴 지역은 전체 25개구 중 9개구에 달했다.
이밖에 '안 찍는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지는 않으나 평균치 42.4%를 넘는 구도 5개에 달했다. 이들 구 역시 적색신호가 켜지기란 마찬가지인 셈.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이번 조사의 경우 전체 샘플은 1천명이지만 구 별 구체적 응답자 수는 30~40명에 불과해 해당 결과만으로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일축했으나, 한나라당 서울 의원들의 분위기는 뒤숭숭하기 짝이 없다.
한 의원은 "여론조사대로라면 차기총선 공천때 대거 물갈이가 불가피해 보이나, 현재 당내의 팽팽한 친이-친박 갈등을 볼 때 과연 박근혜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주자가 된다 할지라도 친이가 대부분인 서울 의원들을 크게 물갈이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며 "그렇다면 다음 총선에서의 고전은 보나마나"라고 탄식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