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때 나랏빚 가장 많이 늘어? MB가 더 심해"
이한구 "사실상의 국가부채 1637조. MB집권후 나라빚 눈덩이"
4일자 석간 <문화일보>의 1면 기사 제목은 <盧정부때 나랏빚 가장 많이 늘었다>였다. 기획재정부가 서병수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의 국가채무 현황'이란 자료에 기초한 기사였다.
요컨대 YS정부말인 1997년에 GDP대비 11.9%(60.3조원)이었던 국가채무비율이 DJ정권말인 2002년에는 18.6%(133.8조), 노무현정부 말인 2007년에는 30.7%(299.2조), 그리고 MB정부 중반인 2010년에는 36.2%(407.2조)로 늘어나면서, GDP대비 증가율로는 노무현정부때 부채가 가장 많이 늘었다는 식이었다.
DJ정부때의 국가부채 급증은 YS가 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며, MB정부 2년간의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역대정권을 능가하고 있음을 거론하지 않은 채, 단순히 GDP 대비 증가율만 갖고 노무현-DJ 정권에게 국가부채 증가의 가장 책임이 있는 양 작성한 자료였고, 기사였다.
민주당이 당연히 논평이라도 내 반박할 줄 알았다. 그러나 어인 일인지 민주당은 침묵했고, 다음날인 5일 오히려 한나라당의 이한구 의원이 "MB 정부 2년의 국가부채 증가율이 노무현 정부 5년보다 2.5%포인트나 더 높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질타하고 나섰다.
노무현 정부때 누구보다도 혹독하게 국가부채 증가를 비판했던 이한구 의원이 도리어 '노무현 방어수' 역할을 하고 나선 셈이다.
"'사실상의 국가부채', 盧때보다 MB때 무서운 속도로 급증"
5일 이한구 의원이 미리 배포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가직접채무와 보증채무, 4대 공적연금 책임준비금 부족액과 통화안정증권 잔액, 공기업 부채 등 광의의 국가부채를 합친 '사실상의 국가부채'는 폭증해 1천637조4천억원(2009년말 기준)에 달했다.
이같은 '사실상의 국가부채'는 참여정부 5년동안에 연평균 7.9%씩 증가한 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2008년 6.1%, 2009년 14.7% 등 연평균 10.4%씩 무서운 속도로 폭증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공식 국가부채로 인정하는 국가직접채무 역시 지난해 359.6조원(GDP대비 33.8%)으로 노무현 정부말인 2007년에 비해 20.3%가 급증하는 등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에 재정은 2008년 11.9조원 흑자에서 2009년 -17.6조원으로 적자로 돌아섰고, 관리대상수지 역시 2008년 -15.6조원에서 2009년 -43.2조원으로 적자규모가 급증하고 있었다.
공기업-지자체-4대연금 부채도 폭증
'사실상의 국가부채' 폭증은 공기업이 주도하고 있어, 2005년 219.4조원이었던 공공기관 부채는 2009년 347.6조원으로 4년새 58.4%나 급증했다.
지방채도 급증해, 2009년 말 기준 지방채 잔액은 총 25.6조원으로,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말 4.4%의 지방채 급증율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인 2008년 5.6%, 2009년 32.9%나 수직폭증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후 부자감세를 강행하면서 지자체 주수입원인 취-등록세 등이 격감한 데다가 부동산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드는 데다가,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지방채 발행을 독려한 결과다.
4대 공적연기금도 급속 부실화해, 참여정부 출범 당시인 2003년 4대 공적연금 책임준비금 부족액은 381.7조원이었으나 2009년 현재 768.8조원으로 연평균 12.4%씩 배나 늘어났고, 증가 속도도 같은 기간 '사실상의 국가부채' 연평균 증가율 9.9%를 상회하고 있었다. 그 결과 '사실상의 국가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40.8%에서 2009년 47.0%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상황 이런데도 정부는 재정 좋다고 낙관론만"
이 의원은 연일 낙관론을 펴고 있는 정부에 대해 "재정위기는 국제기준(IMF기준)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규모에 비례하지 않는다"며 "국민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는 ‘잠재적 국가부채 요소’가 큰 우리나라는 국민부담 전가 가능성 측면에서 다양한 범주의 ‘국가부채 척도’를 마련하여 관리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사실상의 국가부채'를 토대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국가채무 비중은 192%로 세계 최고 수준이나 국제금융시장에서 높은 신뢰성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중남미의 국가들 중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채무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빈번히 국가채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1990년 위기 당시 재정적자 비율은 아르헨티나 0.3%, 브라질 2.7%, 멕시코 0.4%,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규모가 국제비교에서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위기로부터 안전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공기업 부채 등 잠재적 채무 수준이 높으면 재정적자 규모가 낮아도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거듭 국가부채 위기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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