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나보고 대선출마하라는 사람 늘어"
"내가 거론되는 걸 보니 국민들 위기의식 굉장한듯"
이는 6.2지방선거 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 안한다"고 했다가 선거후에는 "중간에 (지사직을) 그만둔다는 게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밖에 없다 얘기를 많이 해 부담된다"고 말을 바꾼 데에서 한걸음 더 나간 발언으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2일자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내가 아직 제대로 그런 생각을 해보거나 준비를 하는 수준이 못되기 때문에 매우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운 이야기다. 전에는 우리 같은 사람은 아예 거론이 안 될 정도였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는 걸 보니 국민이 굉장히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출마 요구를 '국민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아직 도지사 취임식도 안 했는데 대선을 이야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더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이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행해졌다.
그는 대선출마에 대해 더이상의 언급을 피하면서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강도높은 융단폭격을 가해, 보수진영내 '박근혜 대항마'로서의 독자행보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는 우선 6.2민심과 관련, “이번 지방선거에서 느낀 것은 ‘대통령이 잘못한 것을 지방선거에서 다 뒤집어쓰라’는 민심이다. 소위 ‘MB 심판론’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유권자의 이같은 인식이 맞다고 본다"며 "그런 면에서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확하게 자기 책임을 인식해야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4대강, 세종시 논란에 대해선 “나는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이다. 근데 이게 진짜 좋은지 나쁜지 토론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의 책임있는 사람이 나서서 반대세력하고 진지하게 소통하는 노력이 없다. 갑갑하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얼마나 이야기를 해봤느냐고 정말 묻고 싶어요. ‘해도 안 된다’ 이러지 말고”라고 이 대통령을 힐난했다.
그는 청와대 인적쇄신과 관련해서도 “일대 혁신을 해야 된다. 충언, 직언, 고언을 할 수 있는 그룹이 주변에 있어야 한다"며 "본인(이 대통령)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각종 보고가 올라가니까.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 보고라는 게 다 엉터리다. 나도 경기도에서 보고 많이 받아보잖아요. 실상을 반영하는 보고서는 거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더 나아가 대통령의 조건과 관련,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비전을 제시하고, 이 비전과 어젠다를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해야 된다"며 "뭐 하다가 촛불 좀 일어나면 ‘아침이슬’ 같이 불러버리고, 운하한다고 하다가 4대강이라고 했다가 또 뭐라고 하면 ‘나는 모르겠다’ 그러고, 세종시 문제도 그렇고. ‘수도분할은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위를 걸고 나선 것’이라고 느낄 수 있게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시대적 소명을 수행하는 리더를 보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 그대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그는 "목숨을 걸겠다는 정도의 리더십이 언행으로 나올 때 폴로어십이 생겨난다. 리더십에 대한 공감과 경외심, 열정에서 오는 폴로어십이 형성돼야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박 전 대표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지도자 아니냐"고 반문한 뒤, "그럼 국민이 뭘 원하는지, 시대가 뭘 원하는지 잘 판단해서 잘하시는 게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 좋은 거다. MB와의 관계 속에서가 아니라 국민과의 관계, 남북관계, 역사와 미래 속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인식하고 폭넓은 리더십을 발휘해 주셨으면 한다"고 각을 세웠다.
6.2참패후 이대통령을 지지해온 보수진영 및 친이계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항마'로 김문수 지사를 내세워 보수정권을 재창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김문수 추대론'이 떠오르고 있다. 김 지사도 이같은 흐름을 싫어하지 않으며 암중모색을 시작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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