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들, '급작스런 정운찬 불참'에 격분
유족회장 "정운찬에게 유족들의 한맺힌 절규 반드시 전하라"
3일 <제주의소리> 등에 따르면, 홍성수 제주4.3유족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봉행된 제주4.3 제62주년 위령제 인사말을 통해 “오늘 정부를 대표해 정운찬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다른 행사 참석으로 불참하게 된 데 대해 우리 유족들의 불만이 많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홍 회장은 이어 정 총리를 대신해 참석한 권태신 총리실장에게 “제가 하는 말을 명심히 새겨들어라"며 "돌아가서는 오늘 이 자리에서의 나온 유족들의 한 맺힌 절규를 반드시 전해달라”고 호된 질타를 했다.
이에 앞서 영결식 시작 전에 4.3유족회 청년회원 10명도 권태신 실장에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제주4.3에 대한 홀대가 심하다"며 "국무총리가 오기로 했는데 해명조차 하지 않고 어떻게 불참할 수 있느냐"고 강력 항의했다.
이에 김태환 제주지사는 "여러분이 항의의 뜻을 이해한다"며 "하지만 총리님은 현재 천안함 사고 후 구조하던 고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에 참석하게 돼 오늘 갑작스럽게 불참하게 된 것"이라며 성난 도민들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김 지사는 "여러분이 이렇게 막아서면 제주도 이기주의로 비춰질 수 있다. 안타깝지만 참아야 한다"며 "모든 것은 저에게 맞게 달라"고 당부했다.
권태신 실장은 "총리님이 오셔야 하는 데 부득이하게 제가 오게 됐다"며 "죄송하고, 총리님에게 여러분의 뜻을 반드시 전하겠다"고 사과했다.
유족들 사이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2008년 위령제에만 한승수 총리가 참석했을 뿐 지난해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장관, 올해는 권태신 총리실장 등 정부 대표인사가 ‘장관급’으로 낮춰진 데 대해 ‘4.3홀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후 일부 보수 세력들이 4.3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와중에 전날까지 참석하겠다던 정 총리가 돌연 불참, 도민들의 불만은 더 크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에서는 정몽준 대표를 비롯해 전여옥·이사철·정양석·정미경 의원, 민주당에서는 정세균 대표와 장상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그리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여야 정당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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