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림픽과 같은 거대 스포츠 유치에 따른 득실 관계를 30일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한국과 관련해서는 동계올림픽 유치에 앞서 면밀하게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IMF는 F&D매거진을 통해 올림픽과 같은 메이저 스포츠행사를 유치하는 영광을 위해 각국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지만 대회 개최 기간인 1~2주만 세계의 주목을 받을 뿐이며 대회 유치 결정 또한 항상 합리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림픽 유치 도시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 계획은 한번 쓰고 더는 사용하지 않는 종합운동장처럼 '흰 코끼리(white elephants: 돈만 많이 들고 더는 쓸모는 없는 것)'가 돼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앤드루 짐발리스트 미 스미스 칼리지 교수는 F&D 매거진에 소개된 '올림픽의 득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림픽과 같은 메이저 행사를 주최할 경우 경제 및 비경제적 가치는 매우 복잡해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면서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노리는 뮌헨, 평창 등은 장기적인 발전 차원에서 합당한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짐발리스트 교수는 올림픽 유치를 통해 입장권 수입, 관광 수익, 인프라 확충 등의 기본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과도한 비용 투자로 유치국이 막대한 적자 더미에 앉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일례로 캐나다 몬트리올은 1976년 올림픽 유치 당시 1억2천400만달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용이 초과하는 바람에 지난해 현재 28억달러가 넘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서울올림픽(1988년), 바르셀로나올림픽(1992년), 나가노올림픽(1998년), 시드니올림픽(2000년), 아테네올림픽(2004), 베이징올림픽(2008년)도 수십억 달러의 재정이 투입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 중앙 정부가 40억달러,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지방 정부가 21억달러의 빚을 떠안았으며, 아테네올림픽과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공공 부문 투자가 각각 100억달러와 4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짐발리스트 교수는 유치 도시들의 당초 계획보다 올림픽에 훨씬 많은 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아테네올림픽에는 16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봤으나 160억달러가 소진됐으며 베이징올림픽도 16억달러로 예산을 봤다가 400억달러가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도 40억달러 정도면 충분히 개최할 것으로 봤으나 현재 190억달러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또한 올림픽 때만 쓰고 놀려두는 경기장도 문제로 지적됐다. 호주 시드니는 9만명 규모의 종합운동장 1년 관리비만 3천만달러가 들고 있으며 아테네올림픽 경기장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의 상징인 수영경기장 '워터큐브'도 거의 비어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림픽 유치시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동계 올림픽 유치가 과연 서울올림픽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면서 "올림픽 유치에는 대의명분과 더불어 이제는 경제 측면에서 수익도 꼼꼼히 따져봐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셰카르 아이야르 IMF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의 교역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림픽의 유치 또는 유치 시도 자체가 교역을 개방하려는 신호를 보내는 것과 같아 올림픽 유치시 시장 개방으로 수출 및 수입 증대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야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1988년 올림픽 유치는 한국의 정치적 자유화와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이처럼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행사 유치는 해당 국가의 개방 신호와 맞물려 교역 부분도 자유화되는 효과가 발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