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방문진 전횡에 항의하며 '전격 사퇴'
방문진, 엄기영 반발에도 불구하고 친여 본부장 3명 임명
엄기영 사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14층에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등 여당 측 이사 6명만 참석한 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사퇴 입장을 밝혔으며 취재진들과 만나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엄 사장은 2시간 동안 열린 방문진 이사회를 마치고 나와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방송문화진흥회 오늘 존재 의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도대체 뭘 하라는 건지 저는 문화방송 사장을 사퇴하겠다. 얘기할 게 많지만 여기서 접겠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는 엄 사장이 참석하지 않는 가운데, 엄 사장과 방문진간 이견 대립으로 두달째 공석인 보도, 제작 본부장 3명을 방문진이 친여인사 중심으로 일방적으로 임명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엄 사장이 회의장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엄 사장이 사의 표명을 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취재진 사이에 급속 확산됐고 실제로 엄 사장은 방문진의 전회에 강력 항의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우룡 이사장을 포함해 차기환, 김광동, 남찬순, 최홍재, 문재완 이사 등 여당쪽 인사 6명만 참석했고, 야당측 이사인 정상모, 한상혁, 고진 이사 등 3명은 불참했다. 이들 참석자들은 엄 사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황희만, 윤영, 안광한 등 친여 성향의 임원 3명을 표결을 통해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가 열리기 전 이사회장에 들어가려는 MBC 노조와 이를 막으려는 롯데호텔 직원, 취재진 등 40여 명이 뒤엉키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엄 사장 사태로 MBC사태는 노조 파업 등 더욱 격렬한 형태로 발전하며 언론장악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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