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김대중 "MB, 세종시 수정 포기하라"
"MB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 남짓인데..."
앞서 사설에서 세종시 수정 포기를 주문한 데 이어 김대중 고문까지 세종시 수정 포기를 주문하고 나서는 등 <조선일보>가 본격적으로 세종시 수정 백지화에 나선 모양새로, 이 대통령이 결단이 주목된다.
김대중 고문은 7일자 칼럼을 통해 "이 대통령은 선거 당시 했던 약속을 뒤집는, 상당한 정치적 손실을 무릅쓰면서도 나름대로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서 세종시 원안을 수정하려 하는 것임을 우리는 인정해줘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세종시나 4대강 같은 국가의 대사(大事)는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논리의 힘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정치'를 소홀히 한 때문에 세종시 문제에 좌초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이어 "이 대통령은 자신의 논리가 설득력 있고 자신의 '고해성사'가 크게 환영받으리라 과신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대통령과의 대화'방송 이후에도 세종시 문제와 이 대통령의 논리에 대한 전 국민적 판도가 바뀌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대통령은 이제 '최선을 다했음'에 자족하고 '어쩔 수 없음'으로 물러서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며 세종시 수정 포기를 주문했다. 여론이 도통 움직이지 않으니 별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는 세종시 수정 포기가 불가피한 현실적 요인으로 친박계의 반대, 행정복합도시 건설 이상의 비용 소요 등을 꼽은 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결국 '행정부처의 이동' 여부로 귀결된다. 행정부처 몇개 옮기지 않으려고 그 많은 정치역량을 소모하면서 당론분열에다 지역대립, 국론분열까지 감수하는 것은 MB식 계산으로도 '손해보는 장사'"라며 "행정부처 이전 문제는 세월과 시대의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고문이 진짜 우려한 대목은 세종시 수정을 강행하다가 실패할 경우 예상되는 '레임덕'이었다. 그는 "이 대통령은 더 이상 이 문제로 발목 잡혀 있을 여유가 없다"며 "내년 지방자치단체선거(6월 2일)에서 현 정부의 여당이 힘을 얻지 못하면 MB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6개월 남짓이다. 그렇게 중차대한 시간을 잡아먹으며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세종시 문제에 붙들려 있는 것은 정치적으로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여기서 후퇴하면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걱정하는 측도 상당히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도자에게는 잘못된 것을 보고 그것을 고치려는 의지와 노력에 못지않게,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효율적이지 못한 일에 매달려 국력을 낭비하기보다 '최선을 다하면서' 정리할 줄 아는 용기 역시 중요하다"며 이 대통령에게 세종시 수정 포기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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