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숨기려는 '2003년 천도 주도'
2003년 '수도이전' 적극 찬성, 2004년 세종시법도 다수 찬성
친이계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부부처 이전에 반대하며 한 말이다. 찬성을 던진 한나라당 의원이 8명밖에 안됐으니 한나라당 당론이 아니었다는 주장인 셈.
과연 그랬을까.
2003년 '천도법', 제1당 한나라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
지난 2002년 대선때 노무현 민주당 후보는 수도이전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했고, 노 후보는 당선된지 1년 뒤인 2003년 12월29일 세종시 건설을 위한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제출해 통과시켰다.
당시 표결에는 194인이 참가해 찬성 167인, 반대 13인, 기권 14인으로 별 마찰없이 통과시켰다. 문제의 법은 정부부처는 물론이고 청와대까지 모두 옮기는, 말 그대로 '천도(遷都)법'이다.
당시 의석분포는 ▲한나라당 149석 ▲민주당 60석 ▲열린우리당 47석 ▲자민련 10석 등이었다. 당시 재적의원은 272석으로, 한나라당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거대야당이었다.
찬성 167인 중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 무려 81명이나 됐다. 이들 가운데 그후 몰아친 '탄핵역풍'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뒤, 지금도 한나라당 현역 의원인 이들은 모두 22명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이 의원은 '행정개혁·지방분권특별위원장'을 맡아 수도이전법에 반발하던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고 의견수렴을 총괄하며 수도이전법 통과를 주도했다.
현재 청와대 정무특보인 맹형규 의원도 찬성표를 던졌고, 박희태 전 대표도, 친이계 핵심인 심재철, 안경률, 정의화 의원도, 현재 국회부의장인 이윤성 의원도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평의원이었던 박근혜 전 대표도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투표를 한 의원 13인 중 한나라당 의원은 안상수, 최병국 의원 등 4인에 불과했다. 기권 14인 중 한나라당 소속은 김덕룡, 오세훈, 임태희, 전재희 등 8인이었다.
2004년 '세종시법' 모태법도 한나라당 다수 찬성
2004년초 보수단체들이 국회를 통과한 '수도이전법'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2004년 10월 "관습헌법"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국회는 이에 헌재 판결을 받아들여 2004년 12월 8일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 결정 후속대책 및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투표의원 204인 중 165인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때도 한나라당 의원 4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해당 결의안은 '행정부처의 선별적 이전'을 전제로 한 결의안이었다. 현재의 '세종시법'의 모태가 된 결의안이었던 것.
현재 '세종시 절대반대'를 주장하는 공성진 의원은 이때 찬성표를 던졌고, 이상득, 진수희, 정병국, 전여옥 의원도 결의안에 찬성했으며, 당시는 무소속이었던 정몽준 현 한나라당 대표도 찬성표를 던졌다.
이재오, 김문수, 나경원, 이종구, 정두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1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2005년 세종시법 표결 때는 대부분 불참
결의안 통과 석달 후인 2005년 3월 2일 '신행정수도후속 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안', 세칭 '세종시법'이 177인의 투표에 찬성 158인으로 국회를 통과하게 됐다. 이때 찬성표를 던진 한나라당 의원은 8명이었다.
당시는 탄핵역풍 덕분으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이상 의석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법안 통과에 한나라당 도움이 필요없었고, 때문에 대다수 한나라당 의원들이 표결 자체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때는 맹형규, 박재완, 이경재, 이상득, 이혜훈, 주성영 의원 등 일부 한나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박근혜 전 대표는 찬성표를 던졌으나 늦게 표결에 참석한 까닭에 기권 처리됐다.
한나라당은 이에 앞서 표결 한달 전인 그해 2월 의총에서 찬성 46표, 반대 37표로 세종시법 찬성을 당론으로 확정했었다.
"한나라당의 유일한 관심사는 유권자 표였다"
이렇듯 2003~2004년, 한나라당은 세종시로의 정부부처 이전, 심지어는 '천도'까지도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왜 그랬을까.
2003년 12월, 한나라당이 '천도'를 주도했던 것은 다음해 4월 있을 총선에서의 '충청표'를 의식했기 때문이었다. '천도'에 반대했다간 충청권에서 몰살할 것이란 정략적 판단에 찬성표를 던지며 '천도법' 통과를 주도했던 것이다. 당시 당대표는 최병렬 의원이었고, 천도법 통과는 이상득 의원이 총대를 맸다.
그렇다면 2004년 12월에는 왜 정부부처가 대거 이관하는 '세종시법' 모태법에 한나라당이 대거 찬성표를 던졌을까.
이는 '탄핵역풍'으로 궤멸위기에 처했던 한나라당이 그해 4월 총선과정에 자신들이 천도의 주역임을 강조하며 충청 유권자들에게 표를 호소했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탄핵역풍으로 한나라당은 박근혜 의원에게 SOS를 칠 수밖에 없었고, 그때 박 대표가 전국을 누비며 읍소하던 구호가 2가지"라며 "하나는 '탄핵 잘못했습니다'였고, 충청에서는 '그래도 우리 한나라당이 수도이전법을 주도해서 통과시켰습니다'였다"고 회고했다.
한 친박 의원은 "지금의 세종시와는 비교도 안되는 엄청난 내용의 수도이전법을 통과시킨 당이 한나라당이었다"며 "친이계에서는 2005년 행복도시법 문제만 얘기하려 하는데 이는 2003년 12월에 있었던 일을 감추고 싶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세종시 관련 역대 본회의 표결 결과.
1. 2003년12월29일 본회의 표결 결과
#신행정수도의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안
투표의원(194인)
찬성의원(167인)
강봉균 강숙자 강신성일 강운태 강재섭 강창희 고진부 구종태 권오을 권태망 김경재 김근태 김덕규 김덕배 김락기 김만제 김명섭 김무성 김병호 김부겸 김성조 김성호 김영춘 김영환 김용균 김용학 김용환 김원기 김원웅 김일윤 김정부 김종필 김종하 김종호 김찬우 김태식 김태홍 김택기 김학송 김학원 김황식 김효석 김희선 나오연 남경필 남궁석 도종이 맹형규 문석호 박관용 박근혜 박금자 박병석 박상규 박세환 박시균 박인상 박재욱 박종완 박종웅 박주선 박주천 박창달 박희태 배기선 서병수 설송웅 설훈 송광호 송병대 송석찬
송영길 송영진 송훈석 신경식 신계륜 신기남 신영국 심규철 심재철 안경률 안대륜 안동선 안영근 양정규 엄호성 오경훈 오장섭 원희룡 유시민 유재건 유한열 유흥수 윤경식 윤두환 윤여준 윤철상 윤한도 이강두 이강래 이경재 이낙연 이만섭 이방호 이병석 이부영 이상득 이상수 이상희 이성헌 이양희 이연숙 이완구 이원성 이원형 이윤성 이인기 이인제 이재선 이정일 이종걸 이주영 이해구 이해찬 이협 이호웅 임인배 임종석 임진출 임채정 장영달 장재식 장태완 전갑길 전용학 정갑윤 정대철 정동영 정동채 정범구 정세균 정우택 정의화 정장선 정진석 정철기 정형근 조부영 조웅규 조재환 조한천 천용택 천정배 최돈웅 최병렬 최연희 최용규 최재승 추미애 하순봉 한충수 함석재 허태열 현경대 홍사덕 홍재형 황창주
#이 중 한나라당 찬성 의원(*표시는 지금도 현역의원)
강신성일, 강재섭, 강창희, 권오을, 권태망, 김락기, 김만제, *김무성, 김병호, *김성조, 김용균, 김용학, 김용환, 김일윤, 김정부, 김종하, 김찬우, 김학송, 김황식, 나오연, *남경필, 도종이, 맹형규, 박관용, *박근혜
박상규, 박세환, 박시균, 박재욱, 박종웅, 박창달, *박희태, *서병수, *송광호, 송병대, 신경식, 신영국, 심규철, *심재철, *안경률, 안대륜, 양정규, 엄호성, 오경훈, *원희룡, 유한열, 유흥수, 윤경식, 윤두환, 윤여준
윤한도, 이강두, *이경재, 이방호, *이병석, *이상득, 이상희, *이성헌, 이양희, 이연숙, 이완구, *이윤성, *이인기, 이재선, *이주영, 이해구, 임인배, 임진출, 전용학, *정갑윤, *정의화, 정형근, 조웅규, 최돈웅, 최병렬
최연희, 하순봉, 함석재, *허태열, 현경대, *홍사덕 (이상 81명)
반대의원(*표시는 한나라당 소속)
김방림 박종우 *박혁규 *신현태 심재권 *안상수 유용태 이희규 장성원 최명헌 *최병국 최선영 최영희 (이상 13인)
기권의원(*표시는 한나라당 소속)
*강인섭 *김덕룡 김충조 박병윤 배기운 안상현 양승부 *오세훈 *이근진 *이상배 이훈평 *임태희 *전재희 *정문화 (이상 14인)
2004년 12월 8일 본회의 표결결과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 결정 후속대책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투표의원(204인)
찬성의원(165인)
강기갑 강기정 강봉균 강성종 강혜숙 고진화 공성진 구논회 권선택 권영길 김교흥 김기석
김기춘 김기현 김낙성 김낙순 김덕규 김동철 김맹곤 김명자 김선미 김성곤 김양수 김영선
김영주 김영춘 김재경 김재윤 김재홍 김진표 김춘진 김충환 김태년 김태홍 김현미 김형오
김형주 김희정 남경필 노영민 노웅래 노현송 노회찬 단병호 문병호 문희상 민병두 박근혜
박명광 박상돈 박세일 박종근 박찬석 박찬숙 박혁규 박형준 박홍수 배기선 백원우 변재일
서갑원 서병수 서재관 손봉숙 신중식 신학용 심재덕 안명옥 안민석 안병엽 안택수 양승조
양형일 염동연 오시덕 오영식 오제세 우상호 우원식 우윤근 우제창 우제항 원혜영 유기준
유기홍 유선호 유승희 유시민 유인태 유재건 유정복 유필우 윤원호 윤호중 이강두 이강래
이경숙 이계안 이계진 이광재 이광철 이군현 이근식 이낙연 이명규 이목희 이미경 이상득
이상열 이승희 이시종 이영순 이영호 이윤성 이은영 이인기 이인영 이재웅 이종걸 이주호
이호웅 이화영 임종인 임채정 임태희 장경수 장복심 장윤석 장향숙 전병헌 전여옥 전재희
정갑윤 정덕구 정몽준 정병국 정봉주 정성호 정장선 정청래 제종길 조배숙 조성래 조성태
조정식 주승용 진수희 진영 천영세 천정배 최경환 최구식 최규성 최성 최순영 최재성
최재천 한광원 한명숙 한병도 허태열 현애자 홍미영 홍재형 홍창선
# 이중 한나라당 찬성 의원(*표시는 지금도 현역의원)
고진화 *공성진 김기춘 김기현 김양수 *김영선 *김충환 *김형오
김희정 *남경필 *박근혜 *박종근 박찬숙 박형준 *서병수 안명옥
안택수 *유기준 *유정복 이강두 *이계진 *이군현 *이명규 *이상득
*이윤성 *이인기 이주호 *임태희 *장윤석 *전여옥 *전재희 *정갑윤
*정몽준 *정병국 *진수희 *진영 *최경환 *최구식 한광원 *허태열 (41명)
반대의원(34인)
강창일 고경화 고흥길 권경석 권철현 김광원 김무성 김문수 김병호 김애실 김용갑 김태환
나경원 맹형규 문석호 박성범 박세환 배일도 선병렬 안경률 안홍준 엄호성 윤건영 이경재
이계경 이상배 이재오 이종구 임인배 정두언 정종복 최병국 최연희 한선교
기권의원(5인)
복기왕 송영선 심재철 정화원 황우여
2005년 3월 2일 본회의 표결 결과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도시건설 특별법안
투표의원(177인)
찬성의원(158인)
강기정 강길부 강봉균 강성종 강창일 강혜숙 구논회 권경석 권선택 김교흥 김근태 김기석
김낙성 김낙순 김덕규 김덕룡 김동철 김맹곤 김명자 김부겸 김선미 김성곤 김성조 김영주
김영춘 김우남 김원웅 김재윤 김재홍 김종률 김진표 김춘진 김충환 김태년 김태홍 김학송
김학원 김한길 김혁규 김현미 김형주 김희선 노영민 노웅래 노현송 류근찬 문병호 문석호
문학진 문희상 민병두 박기춘 박명광 박병석 박상돈 박찬석 배기선 백원우 변재일 복기왕
서갑원 서재관 서혜석 선병렬 송영길 신계륜 신기남 신중식 신학용 심재덕 심재엽 안민석
안병엽 안영근 양승조 양형일 염동연 오영식 오제세 우상호 우원식 우윤근 우제창 우제항
원혜영 유기홍 유선호 유승민 유승희 유시민 유인태 유재건 유필우 윤원호 윤호중 이강래
이경숙 이계안 이광재 이광철 이근식 이기우 이목희 이미경 이상경 이상민 이석현 이시종
이영호 이용희 이원영 이은영 이인영 이종걸 이철우 이해찬 이호웅 이화영 임종석 임종인
임채정 장경수 장복심 장영달 장향숙 전병헌 정동채 정봉주 정성호 정세균 정의용 정장선
정청래 제종길 조경태 조배숙 조성래 조성태 조승수 조일현 조정식 주승용 천정배 최규성
최규식 최성 최용규 최인기 최재성 최재천 최철국 한광원 한명숙 한병도 홍문표 홍미영 홍재형 홍창선
반대의원(15인)
고흥길 김기현 김석준 김희정 맹형규 박재완 이경재 이상득 이영순 이인제 이혜훈 주성영
진영 최연희 현애자
기권의원(4인)
김효석 박근혜 박세환 신국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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