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 MB의 "아무개" 발언에 보복?
캠벨, 한국만 방문 안하기로. 한미 외교에 먹구름
미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가 이번 주말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동아태 지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한 뒤 다음 주 11, 12일 일본·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아 지역을 순방하면서 한국만 뺀 것. 미국의 동아태 차관보가 한국을 건너뛰고 중·일만 방문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11월18~19일)을 앞두고 한미 간 조율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외교가에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그랜드 바겐'을 둘러싼 한미 갈등이 표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캠벨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방미해 미외교협회(CFR) 연설에서 그랜드 바겐을 제안하자 "솔직히 말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귀국 후 가진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아무개'가 자기는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의 아무개가 모르겠다고 하면 어떤가"라며 외교적으로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캠벨에 대한 불만을 토로, 파란을 예고했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캠벨 차관보 본인뿐 아니라 미 국무부 전체에 대한 모독이자, 한국이 북핵문제에서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까지 해석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캠벨의 동북아 순방은 특히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협의 아래 결정된 것이어서, 미 정부 수뇌부의 불쾌감 표출이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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