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차관 "4대강이 서민주택 지원보다 중요"
이용섭 "4대강에 22조 쓰면서 바우처 60억원이 아깝나?"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24일 밤까지 계속된 국회 예결특위에서 '주택바우처(Voucher·월세 쿠폰)' 제도가 예산 확보를 못해 무산위기에 처한 현실을 따졌다.
주택바우처 제도란 최빈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국가가 임차비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제도로, 국토부는 당초 올해부터 시범사업으로 최빈층 무주택자 5천명에게 월세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내년으로 미뤘고 내년에도 시범사업비 6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주택바우처 제도는 OECD 30개국 중에서 28개국이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생문제"라며 "죽지도 않은 4대강에 (내년에만) 8조6천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주택바우처 제도 내년 예산 60억원, 그걸 깎으면 어떻게 하나?"라고 질타했다.
권도엽 국토부 차관은 이에 대해 "지금 임차인에 대해서는 영세인 전세자금이라든지 국민주택기금을 통해 사실상 간접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바우처 제도 도입은 시범사업을 거쳐서 하려고 하는데 전반적인 재정부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이에 "예산의 가장 원칙은 우선순위로, 불요불급한 토목 쪽의 건설예산을 좀 줄이더라도 이쪽 부분의 배려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권 차관은 "예산에는 우선순위가 있으나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져야 할 부분은 국민의 안전문제라고 생각하고, 4대강 사업은 그런 면에서도 대단히 시급한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에 "지금 무슨 얘기를 하나? 금년에 70년 만에 가장 많은 폭우가 왔다. 4대강 범람에서 홍수피해 있나? 사람 죽었나?"라며 "4대강 사업에 4년 동안 22조 플러스 알파라는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내년에만 8조6천억원을 쏟아부으면서 1%도 안되는 (바우처 사업비) 60억을 배정하는데 무슨 우선순위가 있나? 그래가지고 국토부 차관을 어떻게 하나?"라고 질타했다.
권 차관은 그러자 "바우처 제도도 중요하지만 4대강 살리기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심재철 예결특위 위원장은 분위기가 격앙되자 자정 직전 서둘러 산회를 선포했다.
이 의원은 26일 오전 속개된 예결특위에서 "권도엽 차관 답변이 이 정부의 기본철학인가? 정종환 장관의 의중인가 묻고 싶다"고 정종환 국토부 장관에 따졌고, 정 장관은 "어제 차관 답변 과정에서 여러 결례를 범한 데 대해 죄송스럽다. 의원님이 생각하시는 서민들을 위한 주택바우처, 주거복지제도는 의원님과 똑같은 생각"이라고 긴급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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