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발탁, '충청-개혁총리' 동시사냥
이귀남 법무, 김태영 국방, 최경환 지경 등 6명 소폭개각
정운찬 총리 지명으로 '충청총리' '개혁총리' 동시사냥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지난 대선 때 경쟁자가 될 뻔했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62)을 총리로 내정했다. 정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신인 데다가 개혁적 성향의 경제 석학이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충청총리'와 '개혁총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사냥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청와대는 인선배경과 관련, "서울대 총장을 지낸 대표적 경제학자로서 학회장과 총장 재임시 뛰어난 조직관리 성과를 보여주었으며 특유의 친화력과 폭넓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국정과제를 추진함에 있어서 포용과 화합의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정 내정자가 평소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것과 관련, "그간 경제비평가로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등에 대한 건설적 대안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경험이 대통령을 보좌하여 행정각부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하고 중도실용과 친서민정책을 내실있게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김종인 전 경제수석, 강현욱 전 전북지사 등을 놓고 고심하다가 이틀 전인 지난 1일 저녁 극비리에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보내 정 내정자에게 총리직 수락 여부를 타진했으며, 정 내정자가 고심 끝에 2일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 발탁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진다.
이 대통령은 넉 달 장고 끝에 거물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고, 정 내정자는 차기대권 도전의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한나라당 희망대로 의원 3명 입각
정 총리 발탁 외 개각은 소폭으로 단행됐다. 15개 부처 중 5개 부처의 개각만 단행됐으며, 특임장관 자리를 하나 신설해 임명했다.
새로 각료가 된 6명 가운데 3명이 한나라당 의원으로, 한나라당의 입각 요구를 대폭 수용한 셈이다. 또한 친이 2명, 친박 1명으로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다.
김경한 법무부장관 후임으로는 이귀남 전 법무부 차관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58)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고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사시 22회로 대검찰청 공안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등을 역임했던 대표적 공안통이다.
'항의서한'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이상희 국방장관은 예상대로 경질됐으며, 후임 국방장관으로는 김태영 합동참모의장(60)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서울생으로 육사(29기)를 졸업했고, 수도방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1군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후임으로는 친박계인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54)이 내정됐다. 최 내정자는 경북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보좌관, 한국경제신문논설위원, 한나라당 수석정책조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임으로는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53)이 내정됐다. 임 내정자는 경기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 대통령 후보 시절과 인수위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던 핵심측근이다.
변도윤 여성부장관 후임으로는 백희영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59)가 내정됐다. 백 내정자는 서울생으로 미국 미시시피여자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고 대한가정학회장, 한국영양학회장,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식생활 전문가다.
신설된 특임장관에는 친이계인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49)이 내정됐다. 주 의원은 경북생으로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 대통령후보 시절 비서 부실장을 지냈고, 당선 후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던 핵심측근이다.
이번 개각을 통해 내각의 평균연령(62.4세→59세)이 낮아졌으며, 지역측면에서도 충청총리를 발탁한 것을 비롯해 총 16명의 장관 가운데 영남 5명, 호남 4명으로 지역균형을 맞추는 데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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