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생 "제성호는 되고, 진중권은 안되냐"
'진중권 축출' 파동 확산, "각종 물의 빚은 총장은 건재한데"
한 중앙대생이 14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박범훈 총장 등 학교 본부측에 던진 질문이다. 뉴라이트는 되고 진보인사는 안된다는 말이냐는 따가운 질문이다.
진중권 겸임교수 축출 소식이 알려진 14일부터 중앙대 게시판에는 학교당국을 질타하는 수백건의 학생들 글이 빗발치고 있다. 신입생에서부터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들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박범훈 총장에게 즉각적 축출조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 학생은 박 총장을 향해 "정치적 활동을 통해 교내외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총장님은 건재하신데, 강의의 질과 학생들의 만족도는 물론, 사회적으로 중앙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진중권 교수에 대한 합당하지 못한 이유의 임용불가처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앙대학교는 '한나라 대학'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다른 학생은 "우리 '의혈 중앙'이 언제부터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단 말인가. 민주주의를 위해 언제나 제일 앞에 서서 피와 눈물을 흘린 의혈이 아니었나"라고 반문한 뒤, "학교 당국에서 내 놓은 재임용 불가 이유는 너무 치졸하지 않나? 재임용 불가 사유를 작성한 분도 본인이 생각해봐도 유치하다고 생각되지 않는지"라고 학교당국을 질타했다.
또다른 학생은 "권력에 굴종하는 것이 상아탑이라면 그 상아탑은 무너져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운 '중앙 대학'이란 이름도 교과부 산하 '중앙 연수원'으로 개명해야 맞지 않을까"라고 개탄한 뒤, "그러면서 꼬박꼬박 동창회비며 기부금독촉은 계속되겠지? 참으로 역하다. 이제 마음속에서 모교를 '두산'의 한 기관으로만 남겨야 하겠다. 두산그룹 중앙대팀 혹은 교과부 중앙연수원, 좋군. 운명은 돌고 도는 것 두고 보자"며 중앙대 소유주인 두산그룹까지 싸잡아 질타했다.
한 학생은 "비록 정교수는 아니지만, 우리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7년 가까이 교육해 오신 분께 이런 대우를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만약 학생들의 요구를 이번에도 학교가 묵살할 시에는 어떻게 될지 한번 두고 보자"며 경고한 뒤, "그리고 자꾸 글 삭제 하지 말라"며 비판글을 부지런히 삭제하고 있는 학교당국을 질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독문과 대학원생은 실명으로 학교당국에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릴레이 연서명'을 제안했고, 이에 호응해 많은 학생들이 릴레이 연서명에 동참하는 등 중앙대 학생들의 분노는 연쇄 폭발하는 양상이다.
학생들외에 중앙대 교수들도 이번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아래 집단적 입장 표명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앙대의 '진중권 축출' 사태는 향후 일파만파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다수의 중앙대 교수들은 앞서 교수 시국선언 사태때도 서울대에 이어 두번째로 시국선언을 하는 등, 현정부의 국정운영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