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100% 입시사정? 이게 MB의 고질병"
"박근혜, 기회 스스로 박차 버려 안타깝다"
진중권 교수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입학 사정관이 무슨 신도 아니고, 우리와 교육 환경이 완전히 다른 미국에서도 그제도 정착하는 데 60년 걸렸다고 들었다. 또 일본에서도 10년 넘도록 지금 정착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수십만 학생들의 입학 사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긴데 그러면 사정관이 얼마나 많이 필요하겠나"라며 "또 대학 당락을 놓고 소송도 불사하는 나라가 아니냐, 우리나라가. 그런데 그 기준의 객관성은 무엇으로 보장할 거고. 또 이 경우에 입학 사정을 잘 받기 위한 사교육이 또 성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대통령 발언 후 교과부와 청와대가 충돌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교육부야 주무 부서로서 교육 현장을 잘 알고 있을 거다. 그러니까 대통령 발언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허황된지 알겠다. 자기들이야 책임져야 할 입장 아니냐"고 반문한 뒤, "반면, 충성을 해야 되는 입장에 있는 청와대의 극렬한 분들은 각하 말씀을 받들어 모셔야 하는 처지다. 그래서 지금 교육 현장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거 같다"고 힐난했다.
그는 다시 화살을 이 대통령에게 돌려 "지금 (자기)임기에 하겠다고 하잖나. 그건 조급한 성과주의라고 할 수 있고 지지율 끌어올리려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며 "예를 들어서 최근 중도실용이니 뭐니 해 갖고 학교 방문해서 애먼 학생들 고생시켜가면서 뭐 사랑해요, 사진 찍고 이러고 계시지 않나? 그래서 이렇게 보여주는, 사진 찍기 위한 현실 정치를 펼치는 과정에서 교과부와 상의도 없이 즉흥적으로 내놓은 정치적 발언에 불과하다"며 거듭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그는 미디어법 대리투표 논란과 관련해선 "정말 세계적인 코미디인데 회의장에 없었던 두 명의 의원이 재석으로 기록되지 않았나?"라며 "이건 뭐 현대과학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데 뭐 물리학에서 양자전송이라고 하잖나. 거의 외국에서는 미립자 하나 옮겨놓는 수준인데, 한나라당에서는 의원 둘을 통째로 그냥 없는 사람들을 들여다 놨단 이야기다. 이거 정말 전 세계에 부끄러워해야 할 코미디"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미디어법 역풍을 맞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안타깝다. 박 대표가 끝까지 직권상정 거부하고 시간이야 얼마나 걸리던 입장이 다른 여야를 끝까지 설득해서 중재안을 만들어내서 여야 합의까지 끌어냈다면 이분이 차기 대선주자로서 위상이 크게 올라갔을 것"이라며 "지금 국민들은 불도저처럼 마구 밀어 부치는 MB정권의 독주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뭔가 좀 다른 리더십을 보고 싶다는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데 이때 박 대표가 다른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참 기회가 좋았겠다. 그런데 이분이 이 문제를 갖다가 당내 친박-친이 갈등이라는 좁은 시야에서 바라보신 거 같다. 자기 스스로 자기 리더십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박차버렸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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