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반란', 친이 전여옥 참패!
지방선거 위기감 호소한 권영세 승리, 이재오-정몽준 타격
권영세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1062표를 얻어, 805표에 그친 전여옥 의원을 큰 표차로 누르고 임기 1년의 서울시당위원장으로 당선됐다.
권 의원은 투표에 앞서 행한 정견 발표에서 "이명박 정권이 국정쇄신을 내걸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의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는 분열하며 패배하고, 뭉치면 승리한다. 분열의 흐름에 몸을 맡길 것인가"라며 전 의원을 정조준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 정몽준 최고위원 등 반박계의 집중 지원을 받는 전 의원이 당선되면 한나라당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란 주장인 셈.
권 의원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명문이 걸린 내년도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며 "이렇게 하다가는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시의원을 다 내줄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에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대의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반면에 전여옥 의원은 "지금의 야당은 보통 야당이 아니다. 한나라당처럼 조용하고 얌전한 야당이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여옥처럼 광야에서 한나라당원을 위해 외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투적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전 의원은 "원래 중간에 있는 시계추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라며 중립성향의 권 의원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권 의원의 당선은 서울지역 소장파와 친박 진영에 표가 쏠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은 친박 지역구가 5개 이내에 불과해, 지난 총선때 친이계로부터 공천을 받았으나 최근 상황에 위기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초선 소장파들이나 중립 진영이 권 의원에게 대거 몰표를 준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또한 권 의원이 돌출출마한 전 의원의 배후로 이재오 전 의원을 지목하면서 선거 판도를 "이재오냐 아니냐"의 싸움으로 몰아간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즉 서울지역의 '이재오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대목으로, 향후 조기 전대 개최시 당대표 출마를 적극 검토중인 이 전 최고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 의원의 패배는 그를 밀어온 정몽준 최고위원에게도 자신의 당내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재삼 실감케 했다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서울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서울에서 반란이 일어난 셈"이라며 "이재오 전 최고가 미는 전여옥 의원을 밀면 당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란 위기감과 함께, 전여옥 의원에 대한 대의원들의 거부감도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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