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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모교' 고대 교수 시국선언, 대학중 '최다 참여'

"민의 헤아리기보다 정략에 사로잡힌 오만한 모습"

이명박 대통령의 모교인 고려대의 교수 131명이 8일 강도높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특히 이날 서명 참여 교수는 기존에 시국선언을 발표한 대학들 가운데 가장 숫자가 많았다.

고려대 교수 131명은 이날 오전 발표한 '현 시국에 관한 우리의 제언'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그간 군사독재의 망령을 떨치며 민주주의가 크게 전진돼 왔으나 이제 다시 권위주의의 그림자가 우리 사회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며 현상황을 '민주주의의 위기'로 규정했다.

이들은 특히 최근 청와대의 반응과 관련,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와 용산참사,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추모의 행렬에 나타난 민의를 헤아리기보다 정략에 사로잡힌 오만한 권력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일부 언론들에 대해서도 "더욱이 건강한 소통의 질서를 세우는 것은 언론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의 편파적이고 왜곡된 보도행태는 닫힌 사회로의 길을 부추기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들은 특히 "우리는 여기서 정부의 단순한 정책적 착오나 실패를 거론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제 삼으려는 것은 민의를 거듭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라며 "사회갈등의 원천에 눈감고 현실을 왜곡하는 정부의 몰염치한 정책기조가 민주주의의 장래에 암울한 전조를 드리우고 있다"고 준엄히 꾸짖었다.

이들은 현 정권에 대해 ▲국정쇄신 단행 ▲사법부와 검찰, 경찰의 근본적 개혁 ▲현 정부 들어 크게 위축된 표현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의 보장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한 쟁점법안 개정 ▲노동 및 경제 관련 법규 전향적 개정을 통한 사회경제적 약자의 지위 개선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현 시국에 관한 우리의 제언

오늘 한국의 민주주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간 군사독재의 망령을 떨치며 민주주의가 크게 진전되어 왔으나 이제 다시 권위주의의 그림자가 우리사회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는 무엇보다도 소통에 있다. 그러나 현 정부에 들어 소통의 통로는 곳곳에서 굴절되고 봉쇄되었다. 공권력이 국회에 진입하고, 광장을 폐쇄하며, 시민단체와 인터넷에조차 재갈을 물리고 있다. 이제 소통의 출로를 찾지 못한 시민들이 공권력의 남용 앞에 무력하게 쫓기는 풍경이 일상화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는 촛불집회와 용산참사,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추모의 행렬에 나타난 민의를 헤아리기보다 정략에 사로잡힌 오만한 권력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건강한 소통의 질서를 세우는 것은 언론의 몫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의 편파적이고 왜곡된 보도행태는 닫힌 사회로의 길을 부추기고 있다.

한 사회에서 소통이 절실한 쪽은 사회경제적 약자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통의 정치는 일차적으로 강자의 의무요 책임이다. 이명박 정부는 소통의 공간을 폐쇄한 채, 이미 시효를 상실한 신자유주의를 교조적으로 추종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낙후된 우리의 복지현황은 현 정부 들어 오히려 악화되었고, 실업과 빈곤, 양극화,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우리사회의 약자들이 치러야할 고통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정부의 단순한 정책적 착오나 실패를 거론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문제 삼으려는 것은 민의를 거듭 외면하는 정부의 태도다. 사회갈등의 원천에 눈감고 현실을 왜곡하는 정부의 몰염치한 정책기조가 민주주의의 장래에 암울한 전조를 드리우고 있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특정계층에 편중된 정책과 일방적 국정운영을 지속함으로써 그간에 일구어온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마침내 사회통합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을 크게 우려한다.

이제 우리는 시대의 아픔과 위기의 징후를 예민하게 포착해야하는 지식인으로서 국민적 기대와 요구에 선도적으로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늦게나마 통감하며 현 정권에 대해 다음 사항을 촉구한다.

1. 대통령은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국정쇄신을 단행해야 한다.

1.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경찰은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1. 현 정부 들어 크게 위축된 표현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1. 논란이 많은 쟁점법안은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되어야 한다.

1. 노동 및 경제 관련 법규를 전향적으로 개정하여 사회경제적 약자의 지위를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2009년 6월 8일 고려대학교 서명교수 일동

서명자 명단

법과대: 김기창, 김연태, 김제완, 김하열, 박경신, 윤영미, 이준일, 이황, 정승환, 하명호, 하태훈
문과대: 강충룡, 고일, 김준연, 김준호, 김진영, 김채수, 김철규, 김형찬, 민경현, 박길성, 박대재, 손병석, 손장권, 송혁기, 여홍상, 유희수, 윤인진, 윤재민, 윤조원, 이건종, 이명진, 이승환, 이영훈, 이재학, 이재훈, 이진한, 이형대, 이희경, 임인숙, 장경준, 장동천, 전준택, 정우봉, 정일준, 정태헌, 조규형, 조대엽, 조성택, 최관, 최규발, 최덕수, 하종호, 허은, 황현산
생명과학대: 강성만, 고영규, 김옥매, 김재홍, 박세호, 류지훈, 문완기, 신정섭, 심우경, 윤봉준, 지성길, 최무현
정경대: 곽준혁, 권혁용, 김균, 김병곤, 김태일, 박만섭, 박유성, 안도경, 윤성식, 이우진, 이용숙, 정주연, 주병기, 주형민, 한치록
언론학부: 김성철, 민영, 허철
이과대: 강세종, 김성태, 김지환, 원은일, 이정일, 최기항
공과대: 고영채, 김규태, 김동승, 김문일, 김운경, 김지형, 김현섭, 도낙주, 류홍서, 윤태웅
의과대:김제형
사범대: 권내현, 권순희, 류태호, 박진훈, 이병련, 최석무, 홍세희, 한용진
정보통신대: 한정현
인문대: 김윤태, 김효민, 서종택, 손유송, 이기동, 최종택, 최홍근
과학기술대: 신동훈, 양형진, 유종훈, 최종후 경상대: 강수돌, 김기화, 김문석, 박경욱, 박종찬, 민대환, 정균화, 최윤재
공공행정학부: 고세훈 (총 131명)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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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6 개 있습니다.

  • 6 28
    dltnswn

    정말 제정신인가??
    지성의 정상자리를 차지한 분들께서
    정의와 이성과 합리와 공의는 어디에 팔아먹고 주변 눈치보며 힘 앞에 목숨과 자존심을 지키려고 이리도 힘없이 자시을 팔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도둑놈의 대통령이 빠져나갈 구멍이 도무지 없으니 자살한 것을 합리화 하면 앞으로 대통령은 얼마나 치부를 하며 공직 사회는 또 어떻게 정직한 공무를 수행하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이 노무현 자살 사건을 계시로 다시는 이 나라에 비리와 힘의 권위로 기업을 희롱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 131명의 교수각하들 께서는 참회 하시고 다시
    시국선언서를 정의롭게 작성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 18 6
    어쩌다가

    의과대 1명?
    목에 깁스해서 다들 못했나보네.

  • 28 6
    강서아줌마

    고대 완전 실망이었는데...
    급호감...
    학연에 연연하지 않고 당당하게 민의의 뜻을 읽어내고
    말할 줄 아는 지성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13 12
    검군

    김연아 낳은 후 산후조리중 아니었어?
    이번엔 아사다 마오 출산준비중인 줄알았더니...
    그래도 체면치레는 하네...
    아무리 그래도 고대는 찍혔어...
    내아들 딸들은 고대에 안보낸다...

  • 13 8
    대금굴

    아~
    시국선언하면 손가락에 장을 지지다고 했는데...어떡하면 좋아...좋아 장 지진다.

  • 10 7
    흑흑

    시국선언 못한다에 오백원 걸었는데........
    잃었다. ㅠ.ㅠ

  • 33 5
    너릿제

    참여자 면면을 살펴보니
    참여자 면면을 살펴보니, 다른 대학에 비해 이과계열 교수들이 많이 참석했다.깨어 있는 과학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데 경영대 교수는 한 사람(하마트면 놈이라고 쓸 뻔했다)도 없구나. 역시 지 본분에 충실하다고 해야 할지.

  • 20 4
    능선

    장하다.
    내가 알기로 고대 교수들은 이번 시국선언을 앞두고 학내외에서 가장 많은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동문 대통령을 비만해야 한다는 데서 오는 자기 검열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가장 많은 교수들이 참여하여 가장 직선적인 말로 시국선언을 했다는 것은 괄목해야 할 일일 것 같다. 고대 민주 교수들이 쾌거에 박수를 보낸다.

  • 14 10
    ㅋㅋㅋ

    몸 푸는줄 알았다오...
    그 유명한 분을 낳고 몸풀고 계시는줄 알고 있었습니다...
    뒤 늦게 나마 시국선언을...
    그런데 솔직히 요즘 고대 민족고대로 불리기는 뭐한 감있던데..
    심지어 만족 고대라는 소리까지...

  • 7 52
    ressh

    배려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물론 어느 정권이든 욕심이 있고 자기 주장이 있지만 시국선언은 반대합니다. 왜 어떻든간에 우리가 직접 뽑은 대통령이 살인이 아니면 더 두고 봐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7 22
    김증일

    연쇄 자살해라
    시국선언은 약발 없나보다.
    다음주엔 누가 자살할지 벌써 시간표 나왔지?

  • 43 8
    대찬성임다.

    모교에서도 내다버린 대통령~
    제발 벽창호 쥐박아 귀좀파라~이러고도 모른채한다면 피를 볼것이다...넌 쫒겨나는 지름길이여...제발 경찰과국민들 다치기전에 귓구녕좀 파고 다녀라.

  • 35 9
    tn21

    새겨 들어야할텐데...
    교수님들의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에 감동~~ 하지만 그들에겐 쇠귀에 경읽기가 아닐지...

  • 41 8
    박영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군요
    항상 어려운 시기에 용기를 내어 참여 해 주신 고대교수들의 모습에 기대를 하고 있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참여하신 교수님들의 모습에 감동입니다.
    지식인의 몫을 해 주시고 특히 내용에 있어 정확한 지적이 말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대신해 주어 고맙습니다. 이 모습이 바로 지식인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요?
    고대 교수님들 화이팅! 멋집 모습 화이팅!

  • 75 10
    걱정

    동아일보가 all 교수재임용탈락으로 보복하고
    안기부나 검찰에선 지금쯤 뒷조사에 착수했을거같은 불안한 생각이..ㅠ

  • 67 15
    노을

    수고 했수다.
    동아재벌이 곳곳에서 훼방과 압력을 넣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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