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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노조 "우리 기자도 박희태와 '로켓골프' 쳤다"

"골프 파문 한줄도 보도 안해", YTN 기자들의 '신선한 참회'

"YTN 노조는 YTN 기자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로켓 골프'에 참여했으며, 이후 '로켓 골프' 파문이 언론에 보도돼 이슈화되고 있음에도 단 한줄도 관련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YTN 노조가 9일 신선한 '참회'를 했다.

YTN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지난 5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골프를 함께 친 정치부 중견기자들 중에서 자사 기자도 포함돼 있었음을 밝힌 뒤, 골프 파문을 한줄도 보도하지 않았던 데 대해 시청자들에게 공개사과했다.

노조는" YTN은 지난 1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태국 골프' 파문을 취재기자 전화 중계와 리포트 형식 등으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며 "사안의 경중을 따지자면 여러가지 판단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여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점, 북한의 로켓 발사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로켓 골프' 파문이 더 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자성했다.

노조는 또 "'로켓 골프'에는 다수의 한나라당 출입 기자들이 동행했다"며 "언론계에서 광범위하게 골프 접대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는 날, 문제가 되는 골프 회동에 기자들이 동행한 점은 어떤 이유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자성했다.

노조는 이어 문제의 골프 회동에 자사 기자도 포함돼 있었음을 밝힌 뒤, "YTN 노조는 이번 사안을 엄중한 잣대로 인식한다"며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인만큼 내부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도 있었고 당사자에게 혹독할 수 있으니 경고 수준으로 마무리 하자는 온정주의도 있었다"며 성명이 나오기까지 내부에 적잖은 진통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노조는 이어 "YTN의 대다수 기자들은 기존 관행에 대한 자기 고백의 과정을 거치며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기로 결의했다"며 "YTN 노조는 단기적으로는 이번 사안이 다른 매체가 아닌 YTN을 통해 공정히 보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틀을 쟁취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노조 성명 전문.

YTN은 '박희태 골프' 파문을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지난해 여름부터 공정방송 쟁취를 기치로 내걸고 낙하산 반대 투쟁을 벌여온 YTN이 최근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이른바 '로켓 골프' 파문을 단 한줄도 보도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YTN은 지난 1월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태국 골프' 파문을 취재기자 전화 중계와 리포트 형식 등으로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당시 골프를 친 민주당 의원들은 '주말과 휴일을 이용한 개인적 일정'이었음을 항변했습니다. '로켓 골프'의 당사자인 박희태 대표 역시 '휴일인데 뭘 그러냐'며 오히려 역정을 내고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안의 주체는 야와 여로 달라졌지만, 정치권 공방의 양상은 동일합니다. 사안의 경중을 따지자면 여러가지 판단이 있을 수 있겠으나, 여당 대표가 연루됐다는 점, 북한의 로켓 발사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로켓 골프' 파문이 더 중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로켓 골프' 파문에 결부돼 있는 또 다른 사안은 사태의 심각성을 더욱 키웁니다. '로켓 골프'에는 다수의 한나라당 출입 기자들이 동행했습니다. 언론계에서 광범위하게 골프 접대 거부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는 날, 문제가 되는 골프 회동에 기자들이 동행한 점은 어떤 이유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더우기 이번 사안은 기자 개인에 대한 비난에 그칠 수 없는 결정적인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로켓 골프'에 참여한 기자들의 소속 언론사들은 '로켓 골프' 파문을 제대로 보도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실상 그랬습니다.

다른 언론사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YTN 노조는 YTN 기자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로켓 골프'에 참여했으며, 이후 '로켓 골프' 파문이 언론에 보도돼 이슈화 되고 있음에도 단 한줄도 관련 사안을 보도하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YTN 노조는 조직의 사활을 걸고 공정방송 쟁취 투쟁을 전개해 왔습니다. 지난한 투쟁의 과정을 거쳐오며 이제 YTN 노조는 공정방송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새로운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YTN 노조는 이번 사안을 엄중한 잣대로 인식합니다.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인만큼 내부 결의를 다지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도 있었고 당사자에게 혹독할 수 있으니 경고 수준으로 마무리 하자는 온정주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YTN의 대다수 기자들은 기존 관행에 대한 자기 고백의 과정을 거치며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기로 결의했습니다. YTN 노조는 단기적으로는 이번 사안이 다른 매체가 아닌 YTN을 통해 공정히 보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틀을 쟁취해 내겠습니다.

공정방송 쟁취 투쟁이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며, 단순히 제도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많은 것을 바꾸고 버려야만 비로소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YTN 노조는 이미 힘든 길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작지만 힘겨운 자기 고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쟁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2009년 4월 9일, 공정방송 쟁취 투쟁 266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
김동현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11 10
    기대해라

    김정일이 대포동으로 상줄거다
    퍼주기 얼간이들한테 주는 상이지.

  • 21 10
    하늘

    ytn 노조는 정말 괜찮군요
    신뢰가 갑니다. 이런 사람들이 '득세' 하는 세상을 같이 이루어 보아요. 그걸 원하면 갖게 됩니다.

  • 12 11
    객.

    기득권 버리고...
    저널리즘 정신으로 돌아와라.
    사주가 하는 짓꺼리를 옹호하고, 빨아주는
    그런 신문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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