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북핵 억지는 핵무기만으로 가능"
"강도높은 군사제재 옵션 포함돼야 북한 대화에 응할 것"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은 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 내정자의 대담이 실린 2003년 <월간조선> 4월호 기사를 공개했다.
현 내정자는 이정민 연세대 교수 등과 가진 <북한의 핵무장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를 주제로 가진 대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핵 제거를 위해 풀옵션을 가지려 할 것"이라며 부시정권의 대북 무력사용 가능성을 거론한 뒤, "어떤 제재도 반대한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단이 있어야 한다. 협상이든 압박이든 당근이든 채찍이든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에 이르기까지 10여개의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도높은 군사제재도 옵션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아야 낮은 단계의 대화도 해결수단이 될 수 있다"며 "어떤 옵션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협상 상대가 알도록 해야, 하나하나 옵션이 전부 힘을 발휘하고 매우 약한 옵션도 강한 힘을 발휘한다. 이게 협상의 ABC"라고 대북 군사제재도 옵션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북한의 핵무장 움직임과 관련, "우리나라 어느 아무 곳에라도 하나만 터뜨리면 수백만명을 살상할 수 있는 북한과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한다는 사실이 엄청난 심리적 공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경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북한핵에 대한 억지는 핵무기만으로 가능하다. 이건 우리 안보상황에 혁명적 변화를 의미한다"며 우회적으로 남한 핵무장을 시사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부시의 미사일방어체제(MD) 가입 요구를 반대한 데 대해서도 "우리가 국제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르고 러시아와 미국의 미사일방어방계획(NMD)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냈다"며 "그 후 한미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지 않았나? 그러한 전례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의원이 과거의 발언을 문제삼자, 현 내정자는 "미국이 당시 누차 그런 말(군사적 제재 가능성)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맥락에서 말한 것"이라며 "나는 남북문제에 있어 한번도 (남한이) 군사제재를 해야 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얼버무렸다.
그는 또 홍 의원이 전 날 제기한 "통일된 한반도가 아니어도 별로 상관없다"는 자신의 2002년 논문 내용에 대해선 "다섯 가지의 통일 이론 중 한가지를 소개한 것이지 내 주장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그 다섯가지 이론을 설명하다가 논문 결론부에서 보면 '1체제 2국가가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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