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전경차 방화, 용역깡패에 의한 여론조작극 가능성"
"경찰 발표와 달리 전철연 조끼 입지 않았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오늘 새벽 발생한 전경버스 방화와 관련하여 용산 철거민 학살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농성중인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방화를 전후하여 전경버스 방화 상황을 목도했다"며 당시 경과를 상세히 밝혔다.
민노당에 따르면, 박승흡 대변인, 이영희 최고위원 등 민주노동당 농성자들은 전일 상황을 점검하고 24일 새벽 1시30분 경 취침에 들었다. 그런데 2시50분 경부터 바깥이 소란해 지면서 마치 취객과 전경이 말다툼하는 소리를 농성 천막 안에서 듣게 됐으나, 그저 일반 시민이 술을 먹고 와서 경찰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이라고 판단돼 농성자들은 다시 잠자리를 청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한 욕설 가운데 평상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욕설을 듣던 중 전경차에 불을 붙이자는 소리를 들었다. 낮은 목소리로 “떠들지 말고 야! 준비한 것 이리 가져와.” 이에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밖으로 나갔을 때는 이미 전경버스 타이어에 불이 붙어서 타오르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와 동시에 일반 시민의 옷차림을 한 사람 7~8명이 황급히 도망치면서 택시 2대에 나눠 타서 현장에서 도주했다. 사건 직후 불 난 상황을 먼저 목격한 여성 한명이 119게 전화를 걸었고, 박승흡 대변인도 3시4분경에 119에 신고를 했다. 7~8분 후 119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는 전경버스가 완전히 불타면서 옆 건물로 불이 번진 상태였다.
이같은 목격 상황을 전한 박 대변인은 "우리가 목격한 것은 경찰이 전경차 주변에 상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화범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체포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오늘 인터넷을 통해 관련 기사를 확인해 보니 경찰 측에서 전철연 소속 인사가 마치 홧김에 불을 낸 것처럼 보도되고 있었다. 경찰 측은 방화범들이 전철연 조끼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노동당이 분명히 목격하기로는 조끼를 입지 않았다. 그냥 잠바와 모자를 쓴 평범한 시민의 옷차림이었다"며 경찰에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박 대변인은 더 나아가 "현장 근처에 있던 세입자들이 불을 보고 뒤늦게 나온 다음에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용역깡패들이 이런 화재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라며 "용역깡패에 의한 방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찰은 한 치의 의혹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경찰에 의한 자작극 아니면 공모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경찰을 수사하자는 국민적 여론이 비등해 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용산 학살에 분노하는 전철연과 민주노동당은 공동의 목적인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위해 천막 농성을 주변에서 같이 진행하고 있다"며 "전철연의 범행일 수 있다는 경찰 측 주장은 근거 없는 억측이고, 언어도단이자, 중상모략"이라며 거듭 경찰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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