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강만수 잘하고 있다. 뭐가 문제냐"
<조선일보> "정부가 오히려 화 키워. 최고의 팀 다시 짜야"
하지만 야당들은 물론, 보수진영에서도 강만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이명박 대통령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나라 "지금 경제수장 잘 하고 있다. 뭐가 문제인가"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남 잘못 되길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달러를 열심히 사재기하는 사람들, 갖고 있는 달러를 꽁꽁 숨겨 놓고 풀지 않는 사람들, 정부정책에 대한 자신의 불만을 시장의 불신이라고 과장하는 사람들"이라고 열거한 뒤, "미안하지만 이 분들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호언했다.
차 대변인은 "우리 경제가 몹쓸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수출도 잘 될 것이다. 달러 값도 다시 떨어질 것"이라며 "달러에 목숨 거는 사람들, 그때 가서 후회해야 소용없다. 욕은 욕대로 들어먹고 돈은 돈대로 잃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강만수 경질을 요구하는 야당들로 돌려 "지금 경제수장 잘하고 있다. 외환보유고 덜 축내면서 나름대로 환율방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세금 깎아줘서 시장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며 "뭐가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금융위기를 놓고 야당이 특정 관료에 대해 말하지만 지금은 정쟁으로 문제를 해결할 시기가 아니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세력이 위기 앞에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강만수 장관을 감쌌다.
<조선일보>조차 "국민이 신뢰할 최고의 팀 다시 짜라"
반면에 민주당은 연일 강만수 경질 공세를 펴고 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에게 믿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현재는 영화관에서 어느 관객이 '불이야' 소리를 질러 모든 관객들이 비상구로 몰리는 상황"이라며 "이럴 때는 정부도, 금융기관도, 국민도 냉정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불을 끄러 온 소방관이 아무데나 물만 뿌리고 있다"고 강 장관을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은 더 이상 불필요한 이념논쟁을 촉발시키지 말고 아무데나 물 뿌리는 소방대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강 장관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문제는 보수진영에서도 강 장관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기 시작했다는 대목이다.
<조선일보>의 박두식 정치부 차장은 9일자 칼럼 '패러다임의 위기'를 통해 심각한 글로벌 공황 위기를 지적한 뒤 "문제는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이명박 정부"라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위기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하루하루 환율을 놓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곤란하다"고 강만수 경제팀을 힐난했다.
그는 "정부가 오히려 화를 키운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해도(海圖)없이 풍랑속으로 뛰어들어 놓고서는 '내가 길을 안다'고 고집부리는 항해사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라며 거듭 경제팀을 질타한 뒤, "국민이 신뢰할만한 최고의 팀을 짜서 정부의 위기 대응에 대한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며 경제팀 경질을 촉구했다.
앞서 <중앙일보>도 강만수 경제팀 경질을 촉구한 바 있어, 보수진영 내에서도 강만수 경질 요구가 급속 확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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