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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해임작전', 축구응원 언론인 싹쓸이 연행

언론노조위원장 등 24명 연행 "군사정권때도 연행하지 않았다"

경찰이 7일 밤 KBS 앞에서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후 한국팀의 월드컵 축구를 응원하던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등 24명을 강제연행,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저녁 KBS 앞에서 시민단체 및 정치권 인사와 KBS 직원과 시민들 1천500여명(경찰추산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연주 사장 해임 움직임을 비난하는 집회를 가졌다. 경찰은 1천500여 명의 전경을 배치해 초반부터 긴장이 감돌았다.

참석자들은 일찌감치 촛불집회를 마치고 멀티비전을 한국과 카메룬 대표팀간 축구경기를 보며 거리응원을 했다. 그러던 중 밤 10시께 경찰은 세차례 걸쳐 해산을 촉구하는 경고방송을 했고, 이에 불응하자 인도에 있던 시민들을 체포하기 시작했고, 이에 항의해 연좌하던 성유보 방송위원회 전 상임위원, 언론노조위원장, 정청래 전 국회의원, KBS 최모 PD, 최문순 국회의원 보좌관 등 모두 24명을 강제연행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촛불집회후 축구 거리응원을 하고 있는데 경찰이 특히 언론시민운동권 지도부를 강제연행한 것은 8일 오전에 열리는 KBS 이사회에서 정현주 사장 해임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경찰을 맹비난하고 있다.

동작경찰서로 연행된 정청래 전 의원, 성유보 방송위원회 전 상임위원,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 등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가 하면 유치장 입방도 거부하는 등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특히 정청래 전 의원은 석방될 때까지 단식을 선언했다. 또한 연행자들 모두 이들 모두 어청수 경찰청장과 이철성 영등포경찰서장을 불법체포, 불법감금, 폭행 및 가혹행위 등의 혐의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

경찰에 연행되지 않은 민주당 송영길, 최문순 의원, 민주노동당 이수호 최고위원, 진보신당 노회찬 의원 등은 시민들과 함께 여의도 광장에서 경찰을 맹비난하며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수호 최고위원은 “어처구니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참가자들이 같이 노래 부르고, 자유발언하고, 축구경기를 보던 평화적 촛불 문화제를 이렇게 야수처럼 짓밟을 수 있나”라며 경찰을 질타했다.

전국언론노조는 긴급대책회의후 8일 새벽 긴급성명을 통해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권의 공영방송 찬탈 모의를 저지하기 위해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 범국민행동’과 함께 촛불 문화제를 마치고 올림픽 축구 한국과 카메룬의 축구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며 거리응원중 강제연행 당했음을 강조한 뒤, "이명박 정권은 확실히 KBS를 장악해서 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 요량임을 스스로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의 힘의 빌리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임시정부임을 인정한 꼴이 되었다"고 질타했다.

언론노조는 "군사정권의 엄혹하던 시절에도 언론노조 위원장을 연행한 적은 없었다"며 "언론노조가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간표를 불살라 버릴 것을 결의하고 공영방송 사수의 분수령이 될 KBS 이사회를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하자 언론노조 위원장의 인신을 구속하여 언론노조의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연행이 정연주 해임결의를 통과시키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정연주 사장 해임권고안이 상정된 이사회가 열리는 8일에는 더 큰 충돌이 예상된다. KBS 각 직능단체 회원들은 오전 10시 KBS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릴 이사회 개최를 저지할 계획이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도 이날 아침 긴급회의후 정 사장 해임권고안 저지를 위해 KBS에 집결하기로 했고, 이에 맞서 경찰은 KBS앞에 경찰병력은 물론 살수차까지 배치해 아침부터 KBS에는 삼엄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정연주 사장 해임권고 결의를 앞둔 8일 KBS앞은 경찰이 살수차까지 배치하는 등 삼엄한 긴장이 맴돌고 있다. ⓒ연합뉴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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