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식투자 원금 10% 까먹어
'깡통연금화' 우려, 박해춘 "주식투자 늘리고 월가지분도 인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주식투자 비중을 이명박 정부내에 지금보다 배이상 늘리고, 미국 등의 은행지분 인수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국민연금이 '깡통연금'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9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수익률은 -10.7%로 집계됐다. 7월 들어서는 29일 현재 코스피지수가 1,500대로 더 급락한 만큼 손실률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들의 가공스런 주식 매도 공세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한 소방수로 국민연금이 적극 투입된 데 따른 결과다.
문제는 지난달 취임한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현재 230조원 규모인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식투자 비중을 더 늘리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박해춘 이사장은 29일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금운용 기자간담회에서 "기금운용공사가 2010년 1~2월 출범하기 직전까지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을 2%포인트 제고하겠다"며,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2012년말까지 주식투자 비중을 현재 17.5%에서 40%로, 대체투자 비중은 은행 민영화 지분 인수, 민영화 공기업 지분 인수, 뉴타운사업 등 부동산사업 참여 등을 통해 현재 2.5%에서 10%로 확대하는 대신 채권 투자 비중은 80%에서 50%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해외 투자 비중도 지난해 말 10.6%에서 2012년말 2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한 전 세계 자산가격의 하락국면을 적절히 활용해 자본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 유럽의 금융회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던 미국, 유럽 은행 지분 인수 의지를 거듭 밝혔다.
문제는 현재의 국내주가나 미국, 유럽 주가가 바닥일 때만 박 이사장의 국민연금 투자 계획이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큰 손실이 우려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채권왕 그로스를 비롯해 서방의 많은 투자가들은 미국 부동산거품 파열이 '현재 진행형'이며 따라서 세계주가가 앞으로 상당기간 더 떨어지고 월가 금융기관의 부실이 더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박해춘 이사장이 월가 은행 인수의 벤치마킹 모델로 삼은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 20억달러 투자의 경우 이미 투자금액의 절반이상이 날아간 데 이어 추가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메릴린치의 경우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57억달러의 자산상각 계획을 보도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11%나 추가폭락했다.
국민의 마지막 생명선인 국민연금이 심각한 부실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국민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확대에 대한 각계의 점검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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