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계엄령' 방불케 하는 무차별 진압
<현장> 방패가격으로 시민-기자 부상자 속출, 무차별 연행
경찰, 방패-곤봉 가격으로 부상자 속출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4만여명의 시민들과 대치하던 경찰은 29일 0시께부터 강제진압을 시작했다.
경찰은 분말소화기와 방패날 가격을 이용해 자신들보다 2배 이상 많은 시민들을 순식간에 인도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연행자도 현재까지 파악된 수만 50여명을 넘어섰다.
경찰의 이날 강제진압 작전은 종전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무려 4만여명의 시민과 대치하던 상황임에도 전격적으로 무리한 진압 작전을 펼친 것.
진압작전은 종로방면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자정께 시민들이 밧줄 당기기를 통해 전경버스에 생긴 틈을 이용해 순식간에 밀어닥쳤다. 대열 선두에 금속노조 조합원과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버텼지만 소화기로 시야를 가린 후 무차별 방패 가격을 가했다.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는 21세의 한 여대생이 경찰의 방패 가격으로 얼굴에 4센티미터 이상의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응급후송됐다. 이 여대생 외에도 인도에 있던 시민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방패 가격을 가해 인도에서만 20여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취재진도 가리지 않고 폭행, 중상자 속출
취재진의 수난도 이날 계속됐다. 인터넷 신문 <민중의소리>의 생중계 차량은 경찰 곤봉으로 인해 유리창 2개가 파손됐고 이를 막던 이 모 PD는 경찰의 방패 가격으로 어깨가 탈골됐다.
<MBC> 촬영기자도 어깨를 심하게 가격당했고 인터넷 신문 <통일뉴스>의 조성봉 사진기자는 방패에 얼굴을 가격당하고 카메라가 완전 파손당한 채 응급후송됐다. 이들은 모두 기자 신분을 밝혔지만 경찰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연행방식도 이전과 달랐다. 차도에서 연좌를 하며 버티거나 경찰과 몸싸움을 격렬하게 벌이는 시민들만 연행하던 과거와 달리 이날 경찰은 인도에 있는 시민들을 이유불문하고 무차별적으로 연행했다.
종로구청 방향 '김밥천국' 앞에서는 인도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을 세 방향에서 둘러싸고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음에도 10여명의 남성을 연행했다.
경찰 '반말'한다고 연행, 무차별 연행자 속출
경찰은 이날 지휘관에게 '반말'을 한다거나 '항의'를 하는 시민. 길을 묻는 시민 등 일반시민들도 포함해 눈에 띄는대로 연행하고 있다. 그야말로 '묻지마' 연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
경찰의 무차별 연행은 기자도 가리지 않아 곳곳에서 취재진의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은 개의치 않고 항의를 하는 기자에게 반말과 욕설을 퍼부으며 자리를 떠나는 장면이 계속 목격됐다.
시청 방면도 경찰의 강제진압이 12시 20분께 시작됐지만 시민들이 재빨리 뒤로 물러서 현재 대한문 앞에서 연행자 없이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종로방면에서 밀린 시민들은 현재 종각 앞쪽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으며 선두에는 강기갑 의원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연좌해있다.
이처럼 경찰의 무차별 연행이 계속되면서 이날 연행되는 시민들은 불써 1백여명을 넘은 것으로 파악돼, 불과 이틀만에 최대 연행자수를 다시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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